중국, 역대급 군사 퍼레이드로 '탈미국 세계질서' 청사진 공개
푸틴·김정은 나란히 선 천안문 광장, 상하이협력기구 개발은행 설립 합의까지

- •중국이 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 기념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하며 푸틴, 김정은과 함께 탈미국 세계질서 구축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냈습니다.
- •상하이협력기구는 SCO 개발은행 설립에 합의하며 달러 중심 금융 체제에 도전하는 대안 인프라 구축에 나섰습니다.
-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과 관계를 악화시키면서 중국은 미국이 남긴 공백을 메우고 지역 패권을 확대할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천안문 광장에 울린 새로운 세계질서의 신호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을 기념하며 베이징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포함해 25개국 이상의 정상이 참석했습니다.
습근평 주석은 연설에서 스스로를 평화주의자이자 '윈윈 협력'의 신봉자로 묘사했지만, 핵무기 탑재 차량과 항공모함 격침용 극초음속 미사일이 등장한 퍼레이드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1945년 이후 유럽에서 가장 치명적인 전쟁을 일으킨 푸틴을 열렬히 환영한 점이 주목됩니다.
'동요의 축'이 현실이 되다
미국 워싱턴에서는 이미 중국·러시아·북한·이란을 '동요의 축(Axis of Agitation)'으로 규정해왔습니다. 2024년 《외교》 저널에 게재된 논문은 이들이 유라시아 대륙 핵심 지역에서 기존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북한군은 지난해 말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되어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에 참여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도시를 강타한 '샤헤드' 드론은 이란이 설계하고 현재 러시아에서 생산 중입니다. 중국의 무역은 서방 제재 속에서도 러시아 경제의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푸틴, 습근평이 나란히 걷는 장면이 영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란의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베이징 퍼레이드와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도 불구하고, 이 세 명의 지도자는 현재의 글로벌 권력 구조가 자국의 야망을 가로막는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외교의 역설적 결과
중러 주도의 반서방 연합에 맞서 미국이 취해야 할 명백한 대응은 동맹 체계 강화와 비동맹 국가들의 서방 편입이었습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1기 임기 때 김정은과의 '우정 외교'를 시도했으나 무위로 끝났고, 그 결과 북한은 더욱 첨단 무기 개발을 가속화했습니다. 최근 푸틴과의 정상회담으로 우크라이나 신속 정전을 기대했지만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습근평은 트럼프와의 조기 정상회담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트럼프는 서방 동맹 내부에 혼란을 야기했습니다. 캐나다와 덴마크의 주권을 위협하고, 유럽연합(EU)에 15%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미군 기지가 주둔하는 일본과 한국에도 15% 관세를 매겼으며, 중국이 노리는 대만에는 20%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미중 견제의 핵심, 인도를 잃다
가장 치명적인 지정학적 실책은 인도에 대한 적대적 태도입니다. 지난 20년간 미국의 역대 정부는 초당적 합의로 중국 견제 전략에서 인도 포섭을 핵심 과제로 삼았습니다.
2020년 중인 국경에서 발생한 치명적 충돌로 양국 관계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미국에게는 인도와 더 가까워질 기회가 생겼습니다. 올해 1월 미국과 인도는 핵심 신흥기술 협정을 체결하며 방위 협력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인도가 러시아 석유를 계속 구매한다는 이유로 50%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인도 총리 나렌드라 모디가 올해 5월 발생한 파키스탄과의 군사 충돌에서 트럼프의 중재 역할을 인정하기를 거부하자, 이에 앙심을 품은 것으로 보입니다. 파키스탄은 트럼프를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이번 주 모디는 7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SCO 정상회의에 참석했고, 습근평·푸틴과 함께 찍은 다정한 사진이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인도 엘리트층 사이에서는 러시아가 장기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친구이며 미국은 배신적 동반자라는 인식이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국제전략연구소 아시아 담당 전 책임자 제임스 크랩트리는 "미국이 인도와 결별하는 것은 지정학적 자해 행위"라고 평가했습니다. 크랩트리는 또한 "미국이 이 지역에서 물러나면 중국이 그 공백을 메우고 세계 지배 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탈달러' 금융 인프라 구축 본격화
이번 SCO 정상회의는 SCO 개발은행(Shanghai Cooperation Organisation Development Bank) 설립에 합의했습니다. 이 은행은 인프라와 무역 금융에 투자하며 탈달러화를 시도할 계획입니다.
도쿄에 본사를 둔 경제학자이자 전 투자은행가 제스퍼 콜은 "새로운 글로벌 금융 아키텍처가 워싱턴이 아닌 곳에서 구축되고 있다"며 "이는 트럼프주의, 특히 달러 무기화에 대한 전면적 반격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중국은 2010년에 이미 SCO 개발은행을 제안한 바 있지만, 당시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습니다. 그러나 이제 중국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된 러시아가 반대 입장을 철회한 것으로 보입니다.
습근평은 또한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Global Governance Initiative)'를 발표했는데, 이는 중국 중심의 새로운 체제를 구축해 서방 주도 기구에 대항하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역사적 맥락: 이 흐름은 언제부터?
미국 주도 세계질서에 대한 중국의 도전은 장기적 흐름의 연장선입니다. 2001년 중국 주도로 창설된 상하이협력기구는 처음에는 안보 협력에 초점을 맞췄지만, 점차 경제·금융 영역으로 확대됐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중국에게 서방 주도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확인시켜줬습니다. 2010년 SCO 개발은행 제안은 이 맥락에서 나왔지만, 당시에는 내부 이견으로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2014년 우크라이나 위기 이후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받으면서 중러 경제 협력이 급속히 심화됐습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직전, 푸틴과 습근평은 "무한한 우정"을 선언했습니다.
북한은 2017~2018년 트럼프 제1기 때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했지만, 협상 결렬 이후 2023년부터 다시 도발을 강화했고, 2024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하기에 이릅니다.
이란은 오랫동안 미국 주도 중동 질서에 저항해왔지만, 최근 러시아에 드론 기술을 제공하며 반서방 연대에 본격 합류했습니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
이번 중국 군사 퍼레이드와 SCO 회의는 한국의 안보 환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칩니다.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되어 실전 경험을 쌓고 있으며, 중러북 3국의 군사·경제 협력이 강화되면서 한반도 주변 전략 환경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이 일본과 한국에 15% 관세를 부과하고 인도와의 관계마저 악화시키면서, 아시아 동맹 네트워크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은 이 지역 미국 동맹국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크랩트리는 "미국의 지원 없이는 이 지역 국가들이 중국의 지역 패권에 맞설 효과적인 힘을 조직할 능력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으로서는 미국 동맹의 불확실성 속에서 독자적 대응 역량을 키워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중국 주도의 탈미국 세계질서 구축 시도는 단기간에 완성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권력 구조의 이원화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SCO 개발은행이 실제로 기능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지만, 미국 달러 패권에 대한 대안 모색은 계속될 것입니다. 특히 러시아와 이란이 서방 제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계속 악화시킨다면, 중국은 이 공백을 메우려 할 것입니다. 인도가 완전히 중국 진영으로 넘어가지는 않겠지만,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하며 양측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반도 문제에서는 중러북 3국 협력이 더욱 공고해지면서, 북핵 문제 해결이 한층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통해 재래식 전력과 핵·미사일 능력을 모두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유럽은 미국의 안보 보장 없이도 러시아 영향력을 견제할 능력을 갖출 가능성이 있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 없이 중국에 맞서기 어렵다는 점에서 아시아 지역의 전략적 불확실성이 유럽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체호프의 말처럼, 1막에 총이 걸렸다면 다음 막에서는 발사될 것입니다. 중국이 천안문 광장에 전시한 군사력은 단순한 과시가 아니라, 향후 행동의 예고편일 수 있습니다. 주변 국가들과 워싱턴 일부 관계자들은 습근평이 이미 총을 벽에 걸어놓았다는 결론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댓글 (5)
중국 관련 기사 잘 읽었습니다. 유익한 정보네요.
좋은 의견이십니다.
역대급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후속 기사 부탁드립니다.
좋은 의견이십니다.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잘 정리한 기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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