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왕국 순장의 비밀, 1500년 만에 DNA로 밝혀지다
경산 고분 78구 유골 유전체 분석…세습 순장 계층과 근친혼 구조 최초 확인

- •국제 연구팀이 경산 고분 78구의 유전체를 분석해 신라 왕국의 가족 단위 순장을 최초로 유전학적으로 입증했다.
- •분석 결과 순장자들은 1~4촌 혈연 관계였으며, 세습 순장 계층과 근친혼 구조가 다세대에 걸쳐 확인됐다.
- •연구 결과는 2026년 4월 8일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게재됐으며, 동아시아 고대 사회 연구의 새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경산 고분에서 발굴된 충격적 유전체 증거
약 1,500년 전 고대 한반도의 신라 왕국에서 왕족의 죽음과 함께 가족 전체가 집단 순장됐다는 최초의 유전학적 증거가 제시됐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는 2026년 4월 8일, 경상북도 경산시 임당·조영 고분군에서 출토된 78구의 유골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고게놈(ancient genomics)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서울대학교, 영남대학교, 세종대학교,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 등 다국적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분석은 44기의 고분에서 수습된 유골의 전장 유전체를 해독해 긴밀한 혈연 관계망과 다세대에 걸친 순장 구조를 밝혀냈다.
왜 이 연구가 중요한가
순장(殉葬)은 동아시아 고대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확인되는 장례 관습이다. 주군이나 귀족이 사망할 때 노비·신하·배우자를 함께 매장하는 이 풍습은 문헌 기록과 부장품 분석을 통해 존재가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순장자가 누구였는지, 이들이 어떤 사회적 배경을 가졌는지는 뼈의 형태만으로 규명하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고게놈 분석을 통해 처음으로 순장자들 사이의 혈연 관계를 직접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고고학적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다수의 유골이 1~4촌 이내의 근친 관계임을 확인했으며, 이 혈연 구조가 단일 세대가 아닌 여러 세대에 걸쳐 반복됐음을 밝혔다. 즉, 특정 가계(家系)가 대대로 순장자를 배출하는 '세습 순장 계층'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또한 여성 계통을 중심으로 한 모계적 혈연망이 순장 집단의 핵심을 이루고 있었으며, 근친혼(consanguineous marriage) 증거도 복수의 고분에서 확인됐다. 이는 신라 사회에서 특정 집단이 계급적으로 고착화되어 있었으며, 혼인 전략을 통해 그 결속을 강화했음을 시사한다.
이전 연구와의 비교
| 항목 | 기존 고고학 방법론 | 이번 유전체 분석 | 변화 |
|---|---|---|---|
| 신원 확인 방식 | 부장품·골격 형태 분석 | 전장 유전체(whole genome) 해독 | 혈연 관계 직접 증명 |
| 순장자 관계 파악 | 추정(문헌·배치 기반) | 1~4촌 이내 혈연 수치 확인 | 정량적 규명 |
| 계층 구조 파악 | 부장품 질·양으로 간접 추정 | 다세대 순장 혈통 직접 추적 | 세습 구조 실증 |
| 혼인 패턴 파악 | 불가 | 근친혼 증거 확인 | 사회 통합 전략 규명 |
| 분석 대상 규모 | 주로 개별 유골 | 고분 44기, 78개체 동시 분석 | 집단 수준 분석 가능 |
이 흐름은 언제부터였나 — 신라 순장의 역사적 궤적
신라의 순장 관습은 삼국 시대(4~7세기)를 배경으로 이해해야 한다. 4세기 무렵 신라가 한반도 동남부에서 중앙집권적 왕국으로 성장하면서, 경산을 포함한 주요 지역에는 대형 봉토분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 고분들에서는 순장자의 흔적이 꾸준히 발견됐으나, 그 성격은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었다.
한국 고대 문헌인 《삼국사기》는 503년 신라 지증왕이 순장을 금지하는 명을 내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번에 분석된 경산 임당·조영 고분군이 4~6세기에 조성됐다는 점은 바로 이 금지령 전후의 시기와 겹친다. 연구팀은 이번 유전체 분석이 문헌 기록의 역사성을 실증하는 동시에, 순장이 단순한 강압적 관습이 아니라 세습 신분 구조에 뿌리를 둔 제도화된 관행이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2010년대 이후 고게놈학(paleogenomics)의 급속한 발전은 동아시아 고대 사회 연구를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었다. 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이미 다수의 고게놈 연구가 인구 이동, 혼인 패턴, 계층 구조를 밝혀냈다. 한반도를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는 동아시아 고대 사회에서의 계층 세습과 희생 관습을 유전학적으로 탐구한 대규모 사례로, 이 분야의 주요 성과로 평가된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AI 분석]
이번 연구는 고게놈학이 고고학·역사학의 중심 도구로 자리 잡는 흐름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뼈와 치아에서 추출한 DNA는 이미 수만 년 전 인류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데 활용됐지만, 이번처럼 하나의 유적지에서 78명이라는 대규모 집단을 동시에 분석해 사회 구조를 복원한 사례는 동아시아 고대 연구에서 이례적이다.
학계에서는 이번 방법론이 삼국 시대 고분이 집중 분포한 경주·고령·부여 등 다른 유적지로 확장될 경우, 신라·백제·고구려 삼국 간 사회 구조 비교 연구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순장 계층의 유전적 기원이 외래 집단인지 현지 집단인지를 규명하는 후속 연구가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윤리적 논쟁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고인의 유전 정보 분석에 대한 동의 문제, 발굴 유골의 국제 이송 및 분석 절차의 투명성 요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문화재 당국과 학계가 고게놈 연구 윤리 가이드라인을 정비할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함의는, 고대 사회의 불평등과 계층 고착이 혈연과 혼인을 통해 세대를 넘어 재생산됐음을 DNA 수준에서 실증했다는 점이다. 1,500년 전 경산 고분의 유골들은 단순한 매장 흔적이 아니라, 고착된 신분 사회의 생물학적 증거였다.
댓글 (25)
신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후속 기사 부탁드립니다.
왕국 관련 기사 잘 읽었습니다. 유익한 정보네요.
좋은 의견이십니다.
좋은 의견이십니다.
좋은 의견이십니다.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잘 정리한 기사네요.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주변에도 공유해야겠어요.
기사 잘 봤습니다. 다른 시각의 분석도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의견이십니다.
그 부분은 저도 궁금했습니다.
신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후속 기사 부탁드립니다.
좋은 의견이십니다.
왕국 관련 기사 잘 읽었습니다. 유익한 정보네요.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잘 정리한 기사네요.
좋은 의견이십니다.
공감합니다. 참고하겠습니다.
좋은 의견이십니다.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주변에도 공유해야겠어요.
좋은 의견이십니다.
그 부분은 저도 궁금했습니다.
기사 잘 봤습니다. 다른 시각의 분석도 읽어보고 싶네요.
신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후속 기사 부탁드립니다.
좋은 의견이십니다.
왕국 관련 기사 잘 읽었습니다. 유익한 정보네요.
좋은 의견이십니다.
More in Global

Harris Sends Clearest Signal Yet of 2028 Presidential Bid

Man arrested over deaths of four migrants attempting Channel crossing

One dead after bus carrying British tourists crashes in Canary Islands

Kimmel & Colbert Blast Trump's Iran Remarks: 'He Talks About War Like Bragging to Billy Bush'

Baby girl dies from dog bite, man arrested

3월 해수면 온도 역대 두 번째 기록, 엘니뇨 전환 임박
Latest News

Artemis II Crew Prepares for Record-Breaking Return to Earth
Artemis II crew of 4 completes final preparations for splashdown return to Earth

HD현대중공업 잠수함 화재, 고립 노동자 사망 공시…구조 이틀째 난항
HD현대중공업, 잠수함 화재 고립 60대 여성 근로자를 사망자로 정정 공시했다.

이재명, 기간제법 '사실상 고용금지법' 직격…노동개혁 신호탄
이재명 대통령이 기간제법을 '사실상 2년 이상 고용금지법'으로 규정하며 실용적 대안을 촉구했다.

AWS, 금융권 'AI 주도 개발' 시대 선언…에이전틱 AI가 금융을 바꾼다
AWS코리아가 24개 금융사 참여 게임데이 2026을 열고 AI 주도 개발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Snap·퀄컴, AR 안경 동맹…소비자 시장 진입 가속
Snap 자회사 Specs Inc.와 퀄컴이 스냅드래곤 XR 칩 탑재 AR 안경 개발을 위한 5년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Trump Warns Iran to Immediately Stop Collecting Tolls in the Strait of Hormuz
Trump demands Iran immediately stop charging oil tankers tolls in the Strait of Hormu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