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AI 제조혁신·국부펀드' 총동원령…위기를 기회로
중동전쟁·무역질서 재편 속 제조 주권 확보 전략 본격화, 상반기 국부펀드 설립 가시화

- •이재명 대통령, 수보회의서 AI 제조혁신과 국부펀드 설립 총동원 지시.
- •한국판 국부펀드는 테마섹·퓨처펀드 모델로 상반기 설립 가시화.
- •중동전쟁 계기로 제조 주권·외교 위상 강화 의지도 동시 천명.
국가 명운을 건 선언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은 국가의 명운을 걸고 파격적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선언했다. 자유무역 질서의 퇴조,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중동전쟁 장기화라는 삼중 압박 앞에서 단순한 위기 관리가 아닌 구조 전환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첨단기술·인재의 국가안보 차원 보호, 공공 조달을 통한 수요 창출, 인공지능(AI) 기반 제조 생태계 구축, 그리고 한국판 국부펀드 설립을 4대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위기를 버티는 능력'을 넘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표현은 이번 정책 기조의 핵심을 압축한다.
왜 지금, 왜 제조업인가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력 수출 산업이 모두 제조업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한국 경제 전체에 대한 구조적 위협이다.
관련 업계 보도에 따르면, 중동전쟁 7주 차를 맞아 원유와 필수 원자재 공급망 불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미 강훈식 비서실장이 중동·중앙아시아 4개국 순방을 통해 원유 2억7천300만 배럴 확보 성과를 거뒀음을 언급하며, 추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다.
이 맥락에서 'AI 기반 제조 생태계'와 '국부펀드'는 단순한 성장 정책이 아니라 공급망 주권과 산업 안보의 수단으로 위치 지어진다. 정부가 공공 조달로 혁신 제품의 첫 수요를 만들어주고, 국부펀드는 기업이 독자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국책사업과 해외 수주에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다.
한국판 국부펀드, 어디서 왔나
국부펀드 구상의 뿌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대통령은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생겨나 지분의 30%를 국민 모두가 나눠 가지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형 엔비디아 지분 구상'으로 불렸던 이 아이디어가 이제 정책 틀로 구체화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올해 상반기 중 국부펀드를 설립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모델로는 싱가포르의 '테마섹'과 호주의 '퓨처 펀드'가 거론된다. 테마섹은 정부 소유의 국영기업 지분을 상업적으로 운용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고, 퓨처 펀드는 재정 흑자를 미래 세대를 위한 장기 자산으로 축적하는 모델이다. 한국형 국부펀드는 이 두 모델을 혼합해, 대규모 국책 투자로 국부를 창출하고 그 이익을 산업 대전환과 미래 세대 재원으로 쓴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과거의 자금은 사업을 보충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사업을 적극 지원해 국부를 창출하는 국가 단위 펀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수보회의 발언은 해당 설립 작업이 본격적인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외교적 함의: 중동전쟁이 바꾼 한국의 좌표
이 대통령은 이날 경제·산업 의제를 넘어 외교적 메시지도 함께 발신했다. '이번 전쟁은 우리 외교의 위상과 역할을 새롭게 돌아보는 계기'라며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가 주목하는 선도국가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세계 평화, 국제 규범, 인권 보호 등 보편적 가치에 대해 더는 외면할 수도 없고, 외면해서도 안 된다'는 발언은 중동 분쟁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한 단계 적극적으로 끌어올리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전쟁 당사국들도 세계가 간절히 바라는 평화를 향해 용기 있는 걸음을 내디뎌 달라'고 촉구한 발언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스라엘군 관련 영상 공유 논란에 대한 우회적 해명의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국부펀드는 상반기 설립 목표를 공식화한 만큼 2026년 하반기 이전에 법적 근거와 운용 체계 윤곽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핵심 쟁점은 초기 재원 규모와 투자 대상의 범위다. 반도체·배터리 같은 전략 산업에 집중할 경우 기존 산업은행·수출입은행과의 역할 중복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고, 범위를 넓히면 수익성 관리 문제가 부상할 수 있다.
AI 기반 제조 생태계 구축은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인프라 투자의 성격이 강하다. 정부가 공공 조달로 초기 수요를 창출하는 방식은 AI 스타트업과 중견 제조기업 간 연결 고리를 형성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으나, 조달 기준의 투명성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제조 주권'을 강조할수록 어느 한쪽과의 기술 공급망 연계가 약화될 위험이 있다. 국부펀드의 해외 수주 지원 기능이 미·중 어느 시장을 향하느냐에 따라 외교적 파장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가 '선도국가' 위상을 내세우며 독자적 외교 공간을 넓히려는 전략과, 실질적인 산업 동맹의 필요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향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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