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특수… 노르웨이, 6주 만에 50억 달러 벌었다
브렌트유 급등에 3월 수출 사상 최고치, 그러나 여유 생산량 '제로'

- •노르웨이, 이란 전쟁 발발 후 6주 만에 추가 50억 달러 수익.
- •에퀴노르, 여유 생산량 없어 유럽 공급 확대 불가 공식 인정.
- •IMF는 전쟁 전개에 따른 세 가지 성장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유럽의 비상구, 또 한 번 막혔다
2월 말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요동쳤다. 브렌트유(Brent crude) 가격이 급등하자 유럽의 시선은 다시 노르웨이로 향했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전쟁 발발 이후 약 6주 만에 추가로 50억 달러(약 6조 9,000억 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3월 원유 수출액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풍요 속 역설이 있다. 유럽이 노르웨이에 더 많은 공급을 기대할수록, 노르웨이는 그 기대를 채울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왜 중요한가: 유럽 에너지 안보의 민낯
노르웨이는 러시아산 천연가스(LNG)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유럽의 핵심 대안이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영국·독일·프랑스 등에 가스와 원유를 공급하는 노르웨이는 사실상 유럽의 '에너지 생명줄' 역할을 해왔다.
문제는 이번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공급 충격이 발생할 때마다 유럽은 노르웨이에 기댔지만,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Equinor)는 이미 2022년부터 최대 생산량으로 가동 중이며 여유 생산 능력(spare capacity)이 전혀 없다고 공식 밝혔다. 주력 유전의 생산량은 올해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노르웨이가 아무리 높은 가격에 원유를 팔아도, 유럽의 공급 부족을 완화할 추가 배럴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노르웨이 자국 내에서도 후폭풍이 나타났다. 연료비 급등으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이 3.6%까지 치솟으며, 에너지 수출 대국인 노르웨이도 인플레이션(inflation·물가 상승)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흐름은 언제부터: 반복되는 유럽 에너지 위기
유럽의 에너지 취약성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2021년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축소하기 시작하면서 유럽 에너지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되자 유럽은 급격히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에서 탈피를 시도했고, 노르웨이는 그 대안의 중심에 섰다. 에퀴노르는 2022년부터 생산을 최대로 끌어올렸고, 그 결과 노르웨이는 사상 최대 에너지 수출국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이 결정은 지금의 딜레마를 낳았다. 이미 풀 가동 상태에서 추가 증산은 불가능하고, 노후 유전의 감산까지 예정된 상황이다. 이란 전쟁이라는 새로운 공급 충격이 발생했음에도 노르웨이가 내놓을 수 있는 해법은 사실상 없다.
중동 산유국들도 이번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파키스탄에 30억 달러의 추가 지원을 제공하며 지역 안정화에 나섰지만, 글로벌 원유 시장의 불안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은 이란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세 가지 성장 시나리오—약화(weaker), 악화(worse), 심각(severe)—를 제시했다.
앞으로의 전망 [전문가 분석]
단기적으로 노르웨이의 초과 수익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브렌트유 고공 행진이 이어지는 한, 기존 생산량만으로도 수출 수익은 극대화된다. 그러나 이 수익이 유럽 에너지 안보 강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치적 압력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유럽 각국 장관들은 에너지 기업의 '횡재 이익(windfall profit)'에 대한 상한제(profit cap) 도입을 촉구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정부도 이 논의에서 자유롭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2022년 유럽연합(EU)이 에너지 기업에 횡재세를 부과했던 선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유사한 조치가 검토될 수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협상 재개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으나, 협상 타결 여부와 무관하게 유럽의 구조적 에너지 취약성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다. 노르웨이의 감산 전망,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전환의 지연이 맞물리며 유럽 에너지 시장은 당분간 고변동성 국면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댓글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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