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슈퍼에이저', 일반 노인보다 2배 빠른 뇌세포 생성 확인
성인 뇌세포의 '후성유전적 기억' 발견으로 치매 치료 가능성 열려

- •80대 슈퍼에이저의 뇌는 일반 노인보다 2배 빠른 속도로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 •성인 뇌세포가 발달 단계의 '후성유전적 기억'을 수십 년간 유지하며 신경 정체성을 보존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 •이번 발견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예방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노화에 맞서는 뇌의 비밀
80대 이상 고령자 중에서도 뛰어난 기억력을 유지하는 '슈퍼에이저(SuperAgers)'의 뇌는 일반적인 노인은 물론 젊은 성인보다도 활발하게 새로운 신경세포를 생성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리노이대 시카고 캠퍼스(UIC)와 노스웨스턴대, 워싱턴대 공동 연구팀이 2월 2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성인 뇌의 신경세포 재생 능력이 개인차에 따라 극명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젊은 성인, 일반 고령자, 슈퍼에이저, 경도 치매 환자, 알츠하이머병 환자 등 다섯 그룹의 기증된 뇌 조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슈퍼에이저의 해마(기억 중추)에서는 일반 고령자보다 약 2배 빠른 속도로 신경세포 생성(neurogenesis)이 일어나고 있었다. 반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는 새로운 신경세포 생성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뇌세포가 '태아 시절'을 기억한다
3월 18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에 발표된 카롤린스카 연구소의 별도 연구는 이러한 현상의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단서를 제공한다. 연구팀이 성인 인간의 뇌와 척수 전반에 걸친 후성유전적(epigenetic) 조절 과정을 지도화한 결과, 희소돌기아교세포(oligodendrocytes)를 비롯한 뇌세포들이 발달 단계의 유전자 표지를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후성유전학은 DNA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는 현상을 연구하는 분야다. 이번 발견은 성인의 뇌세포가 태아 및 유아기 때 형성된 '유전적 청사진'을 일종의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으며, 이것이 평생에 걸쳐 신경 정체성을 유지하는 핵심 기제임을 시사한다.
UIC 의과대학의 올리 라자로프(Orly Lazarov)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간의 뇌가 어떻게 인지를 처리하고 기억을 형성하며 노화하는지 이해하는 데 큰 진전"이라며 "일부 뇌가 다른 뇌보다 건강하게 노화하는 이유를 규명하면 건강한 노화, 인지 회복력, 치매 예방을 위한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세기 '불가능의 영역'에서 21세기 치료 가능성으로
성인 뇌의 신경세포 재생 가능성은 오랫동안 논쟁의 대상이었다. 20세기 후반까지 신경과학계는 "성인의 뇌에서는 새로운 신경세포가 생성되지 않는다"는 통념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설치류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해마 영역의 신경세포 재생이 관찰되면서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후 영장류 연구를 통해 신경세포 재생이 기억 형성 및 처리 능력과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졌지만, 인간의 경우 기증된 뇌 조직 분석이라는 제약 때문에 직접적인 증거 확보가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노스웨스턴대 슈퍼에이저 프로그램을 통해 확보한 뇌 조직 샘플을 활용해 성인 인간의 신경세포 재생을 처음으로 정량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이번 발견은 두 가지 방향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성인 뇌가 숨겨진 재생 잠재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치매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슈퍼에이저의 뇌에서 관찰되는 높은 수준의 신경세포 재생 메커니즘을 규명하면, 이를 일반 노인에게 적용하는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연구진이 지적한 것처럼 후성유전적 기억이 뇌종양에 대한 취약성을 증가시킬 가능성도 존재한다. 발달 단계의 유전자 표지를 유지하는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될 경우 종양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연구는 신경세포 재생을 촉진하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롤린스카 연구소와 UIC 연구팀은 현재 후성유전적 조절 기제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법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이들의 연구가 성공한다면 2030년대 중반까지 노화 관련 인지 저하를 억제하는 임상 치료제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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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흥미로운 기사입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놀랍습니다.
동의합니다. 특히 최근 멀티모달 AI의 발전이 눈에 띕니다.
이 분야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가 더 필요합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AI 윤리에 대한 논의도 함께 다뤄졌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