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삼성 합병 손배소 본격화…'11년 만의 민사 공방'
이재용 회장 형사 무죄에도 5억원 청구…합병 위법성·정부 개입 분리 심리

- •국민연금공단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손해를 봤다며 이재용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5억원대 손배소 첫 변론이 19일 열렸다.
- •국민연금은 경영권 승계 목적의 불리한 합병 비율로 지분 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고, 삼성 측은 형사 무죄를 근거로 위법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 •재판부는 합병 위법성과 정부 개입 여부를 분리 심리할 필요가 있다며 다음 변론기일을 6월 4일로 지정했다.
11년 전 합병, 법정으로 돌아오다
국민연금공단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으로 지분 가치가 훼손됐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첫 변론이 1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소송가액은 약 5억1000만원이며, 전문가 감정을 통해 피해액이 재산정되면 청구액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재판부는 합병 자체의 위법성과 정부의 부당 개입 여부를 분리해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다음 변론기일을 6월 4일로 지정했다. 이번 소송은 2024년 9월 제기됐으며, 소멸시효(2025년 7월) 10개월을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국민연금 "경영권 승계 목적 불리한 합병"
국민연금 측은 합병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주도로 이재용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했던 국민연금은 제일모직 1주당 삼성물산 0.35주를 부여하는 합병안에 찬성했으나, 이것이 의도적으로 삼성물산에 불리한 비율이었다는 것이 핵심 논리다.
국민연금 측 대리인은 "삼성 측은 합병 비율을 통해 총수 일가의 지분율을 높였고, 공단 내부 인사들은 이를 방조했다"며 "주주 이익 보호 의무에도 불구하고 합병의 타당성과 가격 적정성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형사 판결 결과만으로 위법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으며, 각종 증거를 종합해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측 "수년간 재판 거친 사안, 무죄 확정"
반면 피고 측은 합병 과정에 위법성이 없고 손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재용 회장 측 대리인은 "관련 형사 재판에서 합병 목적과 과정의 위법성이 인정되지 않았다"며 "검찰이 제기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도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이 회장은 합병 과정에서의 회계 부정과 부정거래 혐의에 대해 2024년 7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 지원을 대가로 뇌물을 건넨 혐의로는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된 바 있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합병 찬성을 압박한 혐의로 각각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으나, 이들 역시 합병 과정 자체의 민사상 책임과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재판부 "합병·정부 개입 분리 심리 필요"
정용신 부장판사는 이날 "공단이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의결권 행사 주체라는 점에서 지위가 중첩된 사건"이라며 "합병과 정부 개입 부분을 나눠 주장·입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원고 소장은 합병 관련 부분에 집중돼 있고 정부 개입 부분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다"며 보완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손해배상 책임과 인과관계, 손해액 산정 방식 등에 대한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다음 변론기일을 6월 4일 오후 3시로 지정했다. 형사 재판에서 무죄가 확정된 사안을 민사 법정에서 어떻게 판단할지, 그리고 정부 개입과 합병 위법성을 어떻게 구분해 책임을 물을지가 향후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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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흥미로운 기사입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놀랍습니다.
동의합니다. 특히 최근 멀티모달 AI의 발전이 눈에 띕니다.
이 분야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가 더 필요합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AI 윤리에 대한 논의도 함께 다뤄졌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