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식서비스 무역적자 102억 달러…AI·OTT 구독 폭증이 부른 12년 만 최대 적자
정보통신·K팝 흑자에도 R&D 외주·지식재산권 사용료 급증으로 적자 29억 달러 확대

- •2025년 한국 지식서비스 무역적자가 102억5000만 달러로 12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 •AI·OTT 구독과 해외 R&D 발주 급증이 적자 확대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 •정보통신 서비스와 K-콘텐츠는 사상 최대 흑자를 냈으나 북미·유럽 적자가 압도적이었다.
12년 만에 최대 적자 기록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잠정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지식서비스 무역수지는 102억5000만 달러(약 15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73억7000만 달러) 대비 28억8000만 달러 가까이 확대된 수치로, 2013년(108억1000만 달러 적자)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지식서비스 무역은 지식재산권 사용료, 정보·통신 서비스, 문화·여가 서비스, 전문·사업 서비스 등 4개 분야를 포괄한다. 2025년 이 분야 수출은 414억6000만 달러, 수입은 517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AI·OTT 구독과 해외 R&D 발주가 적자 확대 주도
한은 국제수지팀 박성곤 과장은 "인공지능(AI) 서비스와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구독 증가, 주요 기업들의 해외 연구개발(R&D) 발주 확대가 적자 확대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분야별로 보면, 전문·사업 서비스 적자는 93억9000만 달러에 달했다. 이 중 연구개발 분야만 61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9억8000만 달러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력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외 R&D 위탁을 늘린 결과다.
지식재산권 사용료 적자도 70억3000만 달러로 상당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산업재산권 사용과 소프트웨어 저작권 비용이 급증한 영향이다.
정보통신·K팝은 사상 최대 흑자
적자 확대 속에서도 일부 분야는 선전했다. 정보통신 서비스는 51억9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한국의 정보 제공 및 플랫폼 서비스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문화·여가 서비스도 9억8000만 달러 흑자를 냈다. 특히 K팝 공연·전시 관련 수출은 4억4000만 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K-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인기가 지속되면서 이 분야는 꾸준한 수출 동력을 유지하고 있다.
박 과장은 "수출은 주로 정보 제공과 플랫폼 서비스에서 증가했지만, 수입은 연구개발, 산업재산권, 소프트웨어 저작권 등에서 더욱 가파르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북미·유럽 적자가 압도적
지역별 수지를 보면, 아시아에서는 69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북미 지역에서는 77억2000만 달러, 유럽에서는 36억9000만 달러의 대규모 적자를 보였다. 미국과 유럽 기업들로부터의 지식재산권 사용료와 고급 전문 서비스 수입이 집중된 결과다.
이 흐름은 언제부터?
한국의 지식서비스 무역은 2010년대 중반 이후 구조적 적자 국면에 진입했다. 2013년 108억 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일시적으로 적자 폭이 줄어들었지만, 2020년대 들어 다시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0년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의 해외 소프트웨어 구독과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이 급증했다. 2023년 ChatGPT 등장 이후 생성형 AI 붐이 일자, 2024~2025년에는 AI 서비스 구독료가 본격적으로 무역수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R&D 센터 활용을 늘렸다. 반도체, 배터리, 첨단 소재 등 핵심 산업에서 해외 연구기관과의 협업이 필수가 되면서 R&D 지출이 지속 증가하는 구조가 고착화됐다.
반면 K-콘텐츠는 2018년 BTS의 빌보드 돌풍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고, 2020년대 들어 '오징어게임', '더 글로리' 등 K-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 세계적 흥행에 성공하면서 문화 서비스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지식서비스 무역 적자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박 과장이 지적한 대로 "해외 산업재산권 사용과 전문·사업 서비스 이용 증가는 우리 기업의 생산·투자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AI 서비스 구독과 클라우드 인프라 이용은 2026년에도 증가할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서비스 가격을 인상하고 있어 수입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R&D 외주 역시 구조적 요인이다. 한국 기업들이 첨단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활용이 불가피하다. 특히 미국·유럽의 선진 연구기관과 협력은 단기간에 줄이기 어렵다.
다만 정보통신 서비스와 K-콘텐츠의 흑자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플랫폼 기업들이 동남아·중동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고, K-콘텐츠는 글로벌 팬덤을 기반으로 안정적 수익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결국 지식서비스 무역은 '첨단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비용'과 'K-콘텐츠·플랫폼 수출'이라는 두 흐름이 충돌하는 구조다. 적자 폭을 줄이려면 장기적으로 자체 지식재산권 창출과 고부가가치 서비스 수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한국에 의미하는 바는: 지식서비스 적자는 단순한 무역 불균형이 아니라, 한국 경제가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제조업 강국에서 지식 기반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통으로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체 혁신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AD
인아티클 광고
댓글 (4)
로그인하고 댓글을 작성하세요
정말 흥미로운 기사입니다.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놀랍습니다.
동의합니다. 특히 최근 멀티모달 AI의 발전이 눈에 띕니다.
이 분야에 대한 심층 분석 기사가 더 필요합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AI 윤리에 대한 논의도 함께 다뤄졌으면 좋겠습니다.
AD
인스트림 배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