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1,471원, 한 달 만에 최저…미·이란 협상 재개 기대감
트럼프 '종전 임박' 발언·국민연금 환헤지 확대가 원화 강세 이끌어

- •원/달러 환율이 1,471원으로 개장하며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 •트럼프 대통령의 미·이란 협상 재개 시사 발언이 원화 강세를 이끌었다.
- •국민연금이 환헤지 비율을 10%에서 15%로 올려 달러 공급을 확대했다.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환율
4월 15일(수)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0.2원 하락한 1,471원으로 개장했다. 약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이다.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상이 수일 내 재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 전반에 퍼지면서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난 결과다.
왜 지금, 왜 원화인가
원화 강세의 직접적 촉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종전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밝히며, 이르면 이번 주 목요일 파키스탄에서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한국 원화가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구조적이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고조될 때마다 '지정학 리스크 프리미엄'이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반대로 협상 재개 기대감이 커지면 이 프리미엄이 빠르게 완화되며 원화는 급격히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
국민연금의 '조용한 개입'
수급 측면에서 원화 강세를 뒷받침한 또 다른 요인은 국민연금(NPS)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해외 자산 환헤지(hedge) 비율을 기존 10%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달러화 매도·원화 매수 수요 증가를 의미하며 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리는 효과를 낸다.
국민연금은 700조 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3위 규모의 연기금이다. 환헤지 비율 5%포인트 조정만으로도 외환시장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수급 변화가 생긴다. 시장 참여자들이 이 조치를 '원화 안정 시그널'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2월 말 중동 분쟁 이후 쌓인 리스크 프리미엄
올해 2월 말, 미국·이스라엘 연합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분쟁이 본격화된 이후 원화는 지속적인 약세 압력을 받아왔다. 분쟁 초기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불안정해지면서 유가가 급등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중동 전쟁발(發)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이유로 세계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 수출 경로 불안, 글로벌 투자 심리 위축이 동시에 닥친 셈이었다. 이 기간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를 넘나드는 등 달러 강세 흐름이 지속됐다. 이번 협상 재개 기대감은 약 두 달 가까이 누적된 리스크 프리미엄이 한꺼번에 해소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미·이란 협상이 실제로 타결되거나 휴전에 준하는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원/달러 환율은 1,450원 아래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정상화되면 유가 하락 압력이 커지고, 에너지 수입 부담이 줄어드는 한국 경제에는 복합적인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협상 결렬이나 교착 상태가 재현될 경우 환율은 단기에 1,490~1,500원대로 되돌림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발언이 실제 협상 진전보다 앞서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 시장의 과도한 낙관론에는 경계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국민연금의 환헤지 비율 조정은 구조적 달러 공급 증가 요인으로 단기 이상의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연기금의 추가 조정 여지와 해외 자산 수익률 방어 필요성 사이의 균형이 변수로 남아 있다.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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