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군, 홍해까지 전면 봉쇄 경고…세계 해운 10% 흔들
미 해상 봉쇄 지속 시 페르시아만·오만해·홍해 차단 공식 선언, 4월 22일 휴전 만료 앞 긴장 극한

- •이란군이 미 봉쇄 지속 시 홍해 전면 차단을 처음 공식 경고했다.
-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시 세계 해운 물동량 10%가 직접 타격을 받는다.
- •4월 22일 휴전 만료를 앞두고 협상과 봉쇄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란, 전례 없는 홍해 봉쇄 카드 꺼내들다
이란군이 미국의 해상 봉쇄가 지속될 경우 페르시아만과 오만해를 넘어 홍해까지 모든 수출입을 차단하겠다고 15일(현지시간) 공식 경고했다. 이란군이 홍해 봉쇄를 대미 맞대응 수단으로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알리 압돌라히 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의 불법적인 해상 봉쇄가 이란 상선과 유조선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봉쇄가 계속될 경우 강력한 군사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의 강력한 군대는 페르시아만, 오만해, 홍해를 통과하는 어떤 수출입 활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왜 이게 중요한가
이번 경고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바브엘만데브(Bab-el-Mandeb) 해협이다. 예멘 남서부와 지부티 사이에 위치한 이 수로는 홍해에서 수에즈 운하와 지중해로 이어지는 세계 해상 무역의 대동맥이다. 전 세계 해상 물동량의 약 10%가 이 해협을 통과하며, 하루 평균 50~60척의 상선이 지나간다. 원유와 석유제품 통과량은 하루 평균 약 900만 배럴에 달한다.
가장 좁은 구간의 폭이 약 30km에 불과해 군사적 봉쇄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만약 이미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더해 바브엘만데브까지 막힌다면, 글로벌 해운 물류는 이중 충격을 받는다. 우회로인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 경로는 운항 기간을 10일 이상 늘려 물류비용을 대폭 끌어올린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직접적이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며, 국내 정유사와 조선·해운 업계는 이 항로를 핵심 물류 경로로 활용한다. 호르무즈-홍해 이중 봉쇄 시나리오는 국제 유가 급등과 해상 운임 폭등으로 이어져 한국 경제에 상당한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흐름은 언제부터
현재의 긴장은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다. 2024년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자 예멘의 후티(Houthi) 반군은 팔레스타인 하마스(Hamas) 지원을 명분으로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상선을 조직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 해협의 물동량은 40% 이상 급감했고, 글로벌 공급망은 큰 혼란을 겪었다. 후티는 이란이 주도하는 '저항의 축'의 일원으로, 이란의 전략적 의도에 따라 움직인다.
미국은 지난 13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평화 협상이 결렬되자 중부사령부(CENTCOM)를 통해 이란 항구에 대한 전면 해상 봉쇄에 착수했다. 15척 이상의 군함이 배치됐다. 양측이 4월 8일 발효한 2주간의 휴전은 오는 22일 만료된다. 협상이 재개되지 않으면 휴전은 자동으로 종료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란과의 평화 회담 재개 가능성도 언급했다. 하루 전날에는 "앞으로 이틀 안에 무언가 일어날 수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그러나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2차 협상 일정은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전문가들은 이번 이란군의 경고가 단순한 군사 도발보다는 협상 레버리지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미국이 해상 봉쇄를 통해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이란 군부는 홍해라는 글로벌 급소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음으로써 미국이 봉쇄를 완화하도록 압박하는 구조를 만들려 한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이 전략은 양날의 검이다. 실제로 홍해 봉쇄에 나설 경우 이란은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비난과 추가 제재를 자초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이란의 주요 교역국들도 홍해 물류에 의존하는 만큼, 이란의 행동이 우방국과의 관계를 훼손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4월 22일 휴전 만료까지 남은 시간이 일주일도 안 되는 상황에서, 미-이란 양측 모두 협상 재개에 대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휴전 기간 연장과 함께 제한적인 협상이 재개되는 것이다. 반면 협상이 완전히 결렬될 경우, 후티의 홍해 재봉쇄 재개와 미국의 군사적 대응이 동시에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댓글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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