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 특허 망으로 키트루다 독점 2042년까지 연장
ICIJ 조사, 에버그리닝 전략으로 핵심 특허 만료 후에도 14년 추가 독점 가능성 확인

- •머크가 암 치료제 키트루다에 50건의 활성 특허를 보유해 독점권을 2042년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
- •ICIJ는 I-MAK 자료를 분석해 180건의 미국 특허 출원과 전 세계 1,032건의 연관 출원을 확인했다.
- •에버그리닝 전략이 바이오시밀러 진입을 차단하며 환자 부담과 의약품 접근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키트루다의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
암 치료제 시장의 '왕좌'로 불리는 머크(Merck)의 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가 천문학적 가격을 유지하는 배경에 정교한 특허 전략이 있다는 사실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심층 조사로 드러났다. ICIJ는 '캔서 캘큘러스(Cancer Calculus)' 프로젝트를 통해 머크가 수백 개의 특허를 활용해 경쟁사 진입을 체계적으로 차단하고 수익을 보호하는 구조를 상세히 공개했다.
왜 이 약의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가
키트루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처방 의약품 중 하나로, 폐암·흑색종 등 30개 이상의 적응증에 쓰인다. 핵심 특허는 2028년 만료 예정이다. 통상 특허 만료 후에는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진입이 가능해지면서 약가가 대폭 하락한다.
그러나 ICIJ 분석에 따르면 머크는 '에버그리닝(evergreening)'이라 불리는 전략으로 2042년까지 시장 독점력을 유지할 수 있는 특허망을 구축했다. 에버그리닝은 기존 의약품에 대한 부가 특허를 지속적으로 출원해 독점 기간을 인위적으로 연장하는 관행이다.
180개 특허 분석이 밝힌 구조
ICIJ는 의약품 특허 불평등 문제를 다루는 비영리단체 I-MAK(Initiative for Medicines, Access & Knowledge)이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키트루다 관련 미국 특허출원 180건을 분석했다. 이 특허들은 전 세계적으로 1,032건의 추가 특허 출원과 연결돼 있었다.
분석 결과 현재 유효한 미국 특허 50건이 확인됐다. 머크가 단독 또는 파트너사와 공동 보유한 이 특허들의 존속 기간은 최소 2042년까지 이어진다. 이는 핵심 특허 만료 시점보다 약 14년 연장된 수치다.
특허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1차 특허(primary patent)는 약물 자체를 보호하는 물질 특허다. 키트루다의 활성 성분인 항체(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와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핵심 메커니즘을 독점 보호한다. 출원일로부터 통상 20년간 유효하며, 이 기간 동안 경쟁사는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수 없다.
2차 특허(secondary patent)는 기존 약물의 파생적 측면을 보호하는 추가 특허다. 투약 용량, 치료 스케줄, 제조 공정 등 다양한 요소가 대상이 된다. 에버그리닝의 핵심 수단으로, 독점력 연장에 실질적으로 활용된다.
에버그리닝, 머크만의 전략이 아니다 [역사적 맥락]
에버그리닝 전략은 머크의 발명품이 아니다. 제약업계 전반에 수십 년에 걸쳐 자리 잡은 관행이다.
2000년대 들어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절벽(patent cliff)이 현실화되면서 제약사들은 특허 수명을 늘리는 다양한 전략을 개발했다. 노바티스는 2013년 인도 대법원에서 글리벡(imatinib) 에버그리닝 시도가 기각되는 선례를 남겼고, 이 판결은 개발도상국 복제약 정책의 이정표가 됐다.
2015년 이후 면역항암제 시대가 열리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PD-1 경로를 표적하는 면역관문억제제(checkpoint inhibitor)는 수많은 적응증에 적용될 수 있어 특허 출원 범위 자체가 넓어졌다. I-MAK와 같은 단체들은 오랫동안 이 구조가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킨다고 주장해왔다. 특허 장벽이 높아질수록 저렴한 복제약 접근이 어려워지고, 환자 부담이 가중된다는 논리다.
앞으로의 전망 [전문가 분석]
ICIJ의 이번 조사는 머크의 특허 전략이 단순한 지식재산권 보호를 넘어 의약품 접근성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을 수면 위로 올렸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2028년 핵심 특허 만료 이후에도 50건의 활성 특허가 바이오시밀러 진입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법적 분쟁 없이는 경쟁사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특허 개혁 논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의회 일각에서는 에버그리닝 관행을 규제하는 입법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럽연합(EU) 차원의 의약품 지식재산권 개혁 논의도 진행 중이다.
키트루다 1회 치료 비용이 수천 달러에 달하는 상황에서 복제약 접근 지연은 암 사망률 불평등으로 직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머크는 특허 시스템을 통한 연구개발 투자 회수가 혁신의 동인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ICIJ의 조사는 그 혁신의 대가를 누가 치르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댓글 (12)
북마크해두겠습니다. 머크 관련 해외 동향도 궁금합니다.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특허 관련 해외 동향도 궁금합니다.
망으로이 일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키트루다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친구한테도 추천했습니다.
머크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눠볼 만합니다.
특허 주제로 시리즈 기사가 나오면 좋겠습니다.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망으로에 대해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눠볼 만합니다.
키트루다 기사에서 언급된 사례가 흥미로웠습니다.
에버그리닝의 전문가 코멘트가 설득력 있었습니다. 전문가 의견도 더 듣고 싶습니다.
참고가 됩니다. 머크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특허에 대한 다른 매체 보도와 비교해봐도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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