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열파, 열대 사이클론 피해 '거의 두 배'로 키운다
과학 저널 《사이언스》 게재 연구, 급속 강화 폭풍의 경제 손실 메커니즘 규명

- •해양 열파를 통과한 열대 사이클론은 경제 피해를 최대 두 배 키운다.
- •급속 강화 메커니즘은 강수량·풍속을 동시에 높여 복합 피해를 유발한다.
- •기후 위기 심화로 해양 열파 빈도가 늘며 구조적 재해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
슈퍼차지된 폭풍, 경제를 강타하다
해양 열파(Marine heatwave)를 통과하며 급속도로 강화된 열대 사이클론이 그렇지 않은 사이클론에 비해 최대 두 배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를 초래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이 연구에 따르면, 해양 열파 위를 지나는 열대 사이클론은 강수량과 최대 풍속이 모두 높아지며 사실상 '슈퍼차지(supercharged)' 상태로 변환된다.
왜 이게 중요한가
기후 위기가 심화되면서 해양 열파의 빈도와 강도는 전례 없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열대 사이클론의 급속 강화가 결합될 경우, 피해 예측 모델이나 보험 산업의 리스크 평가 체계 전반이 재설계되어야 할 수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급속 강화(Rapid Intensification)'다. 24시간 이내에 풍속이 급격히 증가하는 이 현상은 재난 대응 당국의 대비 시간을 크게 단축시킨다. 해양 열파와 결합되면 이 현상의 발생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경제적 피해가 두 배로 늘어난다는 것은 단순히 복구 비용의 문제가 아니다. 보험 청구 급증, 공급망 교란, 지역 경제 침체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장기적 영향은 직접 피해액을 훨씬 상회할 수 있다.
해양 열파와 사이클론, 언제부터 위험한 조합이 됐나
해양 열파는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인 기후 위협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3~2015년 북태평양에서 발생한 이른바 '더 블롭(The Blob)'은 광범위한 해양 생태계 붕괴를 일으키며 과학계의 경각심을 높였다.
2017년 허리케인 하비(Harvey)와 마리아(Maria)는 기록적인 해수면 온도를 배경으로 급속 강화하며 텍사스와 푸에르토리코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이후 연구자들은 해수 온도 이상과 사이클론 강화의 상관관계를 집중적으로 추적해왔다.
2023년에는 대서양 해수면 온도가 관측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같은 해 허리케인 시즌은 예상을 웃도는 강도의 폭풍을 잇달아 기록했다. 기후 모델들은 지구 온난화가 지속될수록 해양 열파의 면적과 지속 기간이 늘어나고, 이것이 사이클론의 위험성을 구조적으로 높일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앞으로의 전망 [전문가 분석]
이번 연구는 기존의 재해 경제학 모델에 해양 열파 변수를 반드시 통합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와 재해 리스크 평가 기관들은 사이클론 피해를 추정할 때 해수면 온도 이상 상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후과학 분야에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현 추세로 지속될 경우, 2050년까지 열대 사이클론의 급속 강화 빈도가 현재보다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연간 사이클론 관련 경제 손실이 수십조 원 규모로 증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정책 면에서는 조기경보 시스템에 실시간 해양 열파 데이터를 통합하고, 해안 지역 인프라의 설계 기준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손실·피해(Loss and Damage) 기금을 비롯한 국제 기후금융 협상에서도 이번 연구 결과가 새로운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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