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한 그루가 결정한 집, '유칼립투스 하우스'
아르헨티나 건축가 훌리아 야코·라우라 마리노, 강변 부지의 거목을 중심으로 중정형 현대 주택 설계

- •아르헨티나 건축가 야코·마리노, 강변 주택을 유칼립투스 나무 중심으로 설계.
- •20세기 초 조경가 카를로스 타이스의 식재 유산이 남은 역사적 부지에 위치.
- •건물이 내부 중정을 감싸 안는 볼륨 형태로, 자연과 건축의 공존을 구현.
유칼립투스 나무 한 그루가 집을 결정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북부 마르티네스(Martínez) 지구, 리오 데 라 플라타(Río de la Plata) 강변에서 불과 수십 미터 거리에 독특한 현대 주택이 들어섰다. 아르헨티나 건축가 훌리아 야코(Julia Yako)와 라우라 마리노(Laura Marino)가 설계한 '유칼립투스 하우스(Eucalyptus House)'다. 이 집의 탄생 논리는 단순하다. 부지 한가운데 서 있는 거대한 흰 유칼립투스 나무 한 그루가 건물의 배치와 공간 구성 전체를 결정했다.
자연이 그린 도면
설계 팀은 나무를 제거하거나 우회하는 대신, 나무를 중심으로 집이 '감싸 안는 볼륨'이 되도록 구상했다. 건물 전체는 내부 중정(中庭)을 포용하는 형태로 배치되며, 유칼립투스 나무는 이 중정의 핵심 축으로 기능한다.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허물고 자연 요소를 건축의 기원으로 삼는다는 철학이 집 전체 구성에 녹아 있다.
마르티네스 지구는 강, 나무, 오래된 저택이 공존하는 조용한 주거 지역이다. 이 주택의 부지는 20세기 초에 조성된 옛 사유지를 분할한 곳으로, 당시 조경을 설계한 이는 아르헨티나 도시공원의 아버지로 불리는 카를로스 타이스(Carlos Thays)다. 그가 남긴 식재 유산이 1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 땅에 살아 있으며, 유칼립투스 나무도 그 흔적 중 하나다.
역사적 토양 위의 현대 건축
카를로스 타이스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공공 및 민간 조경을 주도한 프랑스 출신 조경가다. 팔레르모(Palermo) 공원을 비롯한 아르헨티나 주요 공공 공간의 식재 설계를 담당했으며, 그의 손길이 닿은 부지들은 오늘날에도 식물 유산으로 기능한다. 유칼립투스 하우스는 바로 그 역사적 맥락 위에 서 있다.
현대 건축에서 자연 보존과 설계의 공존은 꾸준한 화두다. 특히 남미 건축계에서는 열대 생태와 도시화 사이의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나무 한 그루를 설계의 출발점으로 삼아 공간 전체를 구조화한 유칼립투스 하우스는, 그 흐름 안에서 생태적 감수성과 현대적 미감을 동시에 구현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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