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블록체인 예금 토큰으로 운영비 지급 추진
2026년 규제 샌드박스 선정…4분기 세종시 시범 시행, 2030년까지 국고의 25% 디지털 집행 목표

- •한국 기획재정부가 블록체인 예금 토큰으로 정부 운영비를 지급하는 시범 사업을 2026년 규제 샌드박스 과제로 선정했다.
- •4분기 세종시에서 첫 시행되며, 사전 지출 조건 설정으로 투명성 강화와 중소 가맹점 수수료 절감을 기대한다.
- •정부는 2030년까지 국고 자금의 25%를 디지털 방식으로 집행한다는 목표 하에 단계적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구매카드 시대 끝나나…블록체인 토큰이 공공 재정을 바꾼다
한국 기획재정부(Ministry of Economy and Finance)는 4월 16일, 블록체인(Blockchain) 기반 예금 토큰(Deposit Token)으로 정부 운영비를 집행하는 시범 사업이 국무조정실 주관 '2026년 기획형 규제 샌드박스(Regulatory Sandbox)' 과제로 선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업 명칭은 '블록체인 디지털 화폐 기반 국고자금 집행 시범 사업'으로, 올해 4분기 세종시를 시작으로 본격 시행된다.
현행 국고금관리법은 정부 운영비를 정부구매카드로만 집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규제 샌드박스 적용으로 예금 토큰 방식이 처음으로 법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공공 재정 집행 체계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첫 걸음으로 평가된다.
왜 이게 중요한가 — '사후 소명'에서 '사전 통제'로
이번 시범 사업의 핵심 가치는 단순한 지급 수단 교체에 있지 않다. 예금 토큰의 본질적 특성인 조건부 지급(Conditional Payment) 기능이 공공 재정 투명성을 구조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데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통해 지출 가능 시간대와 허용 업종을 사전에 설정하고 관리할 수 있다. 현행 구매카드 시스템에서는 심야·주말 등 제한 시간대에 결제가 이뤄지면 담당자가 사후에 소명 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행정 부담이 발생한다. 예금 토큰 방식은 이러한 비정상 지출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두 번째 의미는 중소 가맹점 수수료 부담 완화다. 현재 신용카드 결제망에는 카드사, VAN사, PG사 등 복수의 중간자가 개입해 수수료를 가져간다. 예금 토큰의 직접 결제 구조는 이 중간 단계를 제거해 정부와 거래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비용을 직접 절감해준다.
기획재정부가 이번 사업을 '기재부가 제도 검토 단계부터 전 과정을 직접 주도한 첫 기획형 규제 샌드박스 사례'로 강조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존 규제 샌드박스는 민간 기업이 신청하면 정부가 심사·허용하는 방식이었다. 이번에는 정부 부처가 직접 기획한 첫 사례로, 공공 영역에서 블록체인 기술 도입이 수동적 허용에서 능동적 추진으로 전환됐음을 보여준다.
이 흐름은 언제부터? — 한국 공공 블록체인 도입 연대기
한국의 공공 블록체인 도입 시도는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확대돼 왔다.
2021년 한국은행(Bank of Korea)이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연구 및 파일럿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며 공공 디지털 화폐 논의가 시작됐다. 같은 시기 경기도·인천 등 지자체가 지역화폐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2023~2024년 금융위원회(FSC)가 토큰 증권(Security Token) 발행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민간 금융 영역에서의 블록체인 제도화가 빨라졌다.
2026년 3월(약 한 달 전) 기획재정부가 전기차(EV) 충전소 설치 기업에 보조금을 예금 토큰으로 지급하는 첫 번째 국고 자금 예금 토큰 적용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이번 운영비 지급 시범 사업은 적용 범위를 '보조금'에서 '일상적 운영 경비'로 확장한 두 번째 사례다.
2030년 목표 정부는 전체 국고 자금의 25%를 디지털 방식으로 집행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이번 시범 사업은 그 로드맵의 중간 점검 역할을 한다.
전 세계적으로도 공공 재정 디지털화 흐름은 가속화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디지털 유로(Digital Euro) 준비를 진행 중이며, 싱가포르 통화청(MAS)은 '프로젝트 가디언(Project Guardian)'을 통해 토큰화 금융상품 거래를 실험하고 있다. 한국의 이번 시도는 중앙은행 CBDC가 아닌 시중은행 발행 예금 토큰을 공공 재정에 직접 적용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선도 사례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전과 무엇이 달라졌나 — 정부구매카드 vs. 예금 토큰
| 항목 | 정부구매카드 (현행) | 예금 토큰 (신규) | 변화 |
|---|---|---|---|
| 지급 수단 | 신용카드 네트워크 | 블록체인 기반 토큰 | 인프라 전환 |
| 지출 통제 방식 | 사후 소명 | 사전 조건 설정 | 사후→사전 예방 |
| 중간 결제망 | 카드사·VAN·PG 개입 | 중간자 없음 | 수수료 절감 |
| 투명성 기반 | 영수증·카드명세서 | 블록체인 원장 기록 | 실시간 추적 가능 |
| 법적 근거 | 국고금관리법 | 규제 샌드박스 특례 | 선행 실험 후 제도화 예정 |
| 적용 범위 | 전국 (전면 시행) | 세종시 우선 → 단계적 확대 | 점진적 도입 |
| 부정 사용 통제 | 사후 감사 의존 | 기술적 원천 차단 | 구조적 전환 |
앞으로 어떻게 될까 [AI 분석]
기획재정부는 4분기 본격 시행 전 참여 기관과 가맹점 선정 절차를 밟고 세부 검증 범위를 확정할 계획이다. 세종시를 첫 거점으로 선택한 것은 행정 중심 도시로서의 상징성과 함께, 다수의 중앙부처가 집중돼 있어 초기 데이터 수집과 확산에 유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제도 정비는 시범 사업 성과와 맞물려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규제 샌드박스 특례로 운용되지만, 검증 완료 시 국고금관리법 개정을 통한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 생태계 재편도 주목해야 한다. 시중은행이 예금 토큰 발행 주체로 참여하는 구조가 정착될 경우, 기존 카드사와 VAN사의 공공 부문 수수료 수익 기반이 구조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 반면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과 디지털 화폐 관련 핀테크(FinTech) 기업에게는 새로운 공공 조달 시장이 열리는 기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리스크 측면에서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안정성, 사이버 보안, 개인정보 보호가 핵심 과제로 남아 있다. 공공 재정 집행 데이터는 민감 정보를 다수 포함하는 만큼, 온체인(on-chain) 데이터 설계 방식이 시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 관점에서 이번 사업은 한국이 공공 재정 디지털화에서 선도적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레퍼런스 케이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 4분기 세종시 결과에 따라 2027년 이후 전국 확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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