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4년째 수단, 1400만 명 유랑…기아·폭격 끝이 없다
인구 4분의 1 강제 이주, 유엔 '해결 기미 전혀 없어'

- •수단 내전 4년째, 1400만 명이 강제 이주해 세계 최대 난민 위기 지속.
- •공중 폭격·성폭력 등 민간인 피해 심화, 2025년 사망자만 1만1300명.
- •유엔 '해결 기미 없다' 선언, 기아·의료 붕괴로 인도주의 위기 가속.
4년째 멈추지 않는 전쟁
수단 내전이 발발 3주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유엔(UN) 산하 기관들은 10일(현지시간) 전쟁의 참상이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수단 무장군(SAF)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사이의 내전이 2023년 4월 15일 시작된 이래, 약 1400만 명—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강제 이주를 경험했다. 이 가운데 900만 명은 국내에 머물고 있으며, 440만 명은 차드·남수단·이집트 등 인접국으로 탈출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 수단 대표 마리-엘렌 베르네이는 수도 하르툼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결을 향한 가시적인 진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코르도판 지역, 다르푸르, 블루나일주 등 국토 전역에서 교전이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들어 민간 인프라를 겨냥한 공중 폭격과 드론 공격이 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민간인을 향한 공격
베르네이 대표에 따르면 공중 폭격은 '사전 경고 없이' 민간 시설을 타격하고 있다. 집단 학살, 강제 징집, 자의적 체포 등 심각한 인권 침해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여성과 소녀들은 분쟁 관련 성적 폭력에 극도로 취약한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대피 도중, 즉 "안전을 향해 달아나는 그 순간"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2025년 한 해만 성폭력 피해자 500명 이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같은 해 민간인 사망자는 역대 최고 수준인 1만1300명에 달했으며, 수천 명이 실종 혹은 신원 미확인 상태다.
세계 최대 기아 위기의 내막
수단의 위기는 단순한 분쟁이 아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수단 대표 홍지에 양은 이를 "세계 최대 강제 이주 위기이자 기아 위기"라고 규정했다. 현재 2100만 명의 수단 국민이 극심한 식량 불안 상태에 처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쟁은 수단의 의료 체계도 사실상 붕괴시켰다. 병원과 의료 시설이 공격받거나 약탈당하면서, 부상자와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주의 지원 접근 역시 여전히 제한적이다.
이 흐름은 언제부터였나
수단의 비극은 하루아침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2019년 30년 장기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가 대규모 시위로 축출된 뒤, 민간 과도정부와 군부의 권력 다툼이 이어졌다. 2021년 10월 군사 쿠데타로 민주화 이행 프로세스가 무너졌고, 이후 SAF와 RSF 간 내부 갈등이 본격화됐다.
2023년 4월, 두 세력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폭발했다. 전쟁 초기에는 수도 하르툼을 중심으로 격전이 벌어졌으며, 이후 다르푸르 등 분쟁 역사가 깊은 지역으로 전선이 확대됐다. 다르푸르는 2000년대 초 대량 학살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은 바 있어, 이번 전쟁은 그 비극의 반복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국제사회의 중재 시도는 반복적으로 실패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중재로 2023년 제다 협상이 열렸으나 휴전이 지켜지지 않았고, 이후 복수의 중재 채널이 가동됐지만 실질적 성과 없이 전쟁은 4년째로 접어들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유엔 기관들이 '해결 기미 없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만큼, 단기 내 종전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SAF와 RSF 모두 군사적 우위를 내세워 협상보다 전투를 선택하는 구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기아 위기는 우기가 시작되는 중반기 이후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농업 생산이 전쟁으로 붕괴된 상태에서 인도주의 지원마저 접근이 막힌다면, 2100만 명이라는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수단은 한국의 주요 교역국은 아니지만, 난민 위기의 확산은 이집트·차드 등 주변국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한국 정부가 기여하는 유엔 인도주의 기금의 수요를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국제 식량 가격 불안정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물가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사회가 수단에 대한 관심과 자원을 유지하지 않을 경우, 이 위기는 '잊혀진 전쟁'으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유엔과 인도주의 기구들이 지속적으로 국제 여론을 환기하는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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