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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12세기 샤마 성채 파괴 의혹에 유네스코 긴급 개입 요청

이스라엘군 점령 지역 내 유네스코 강화 보호 문화유산 수십 곳 위기… 위성 사진으로만 피해 파악 시도

Omar Hassan··4분 읽기·
Lebanon appeals to Unesco to intervene amid fears protected citadel has been destroyed
요약
  • 레바논이 이스라엘군에 의한 12세기 샤마 성채 파괴 의혹으로 유네스코에 긴급 개입을 요청했다.
  • 해당 성채는 2024년 유네스코 최고 등급 강화 보호 지위를 부여받은 문화유산이다.
  • 레바논 당국은 샤마 외 보포르 성·토론 성 등 수십 곳의 추가 문화유산 피해도 우려하고 있다.

레바논, 유네스코에 긴급 서한 발송

레바논 문화부가 유네스코(UNESCO)에 긴급 서한을 발송하며 이스라엘군에 의한 12세기 샤마 성채(Chama' Citadel)의 완전 파괴 가능성에 대해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레바논 북부 문화유산 고고유적 담당국장 사마르 카람(Samar Karam)은 지난 13일(월) 레바논 당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 소장 라자레 엘룬두 아소모(Lazare Eloundou Assomo)와 유네스코 문화·긴급대응국 소장 크리스타 피카트(Krista Pikkat)에게 공식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당국은 서한에서 "군사 불도저 작전에 의한 샤마 성채의 파괴 및 완전 철거"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하며 유네스코의 "즉각적이고 신속한 개입"을 호소했다.

왜 이 성채가 중요한가

샤마 성채는 레바논 남부 아멜산(자발 아멜) 지역에 위치한 중세 십자군 군사 요새로, 12세기에 처음 축조되어 19세기 말까지 군사적·행정적 거점으로 사용되었다. 단순한 돌무더기가 아닌, 레반트(Levant) 지역의 십자군 역사와 중세 이슬람 문명이 교차하는 복합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이 성채는 2024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요새화된 마을 일부가 폭파되고 성채 자체에도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이후, 유네스코로부터 최고 등급의 '강화 보호(Enhanced Protection)' 지위를 부여받았다. 이 지위는 1954년 헤이그 협약(Hague Convention)에 근거하며, 지정된 문화유산은 군사적 표적이 되거나 군사 목적에 활용될 수 없다. 협약 위반은 형사 책임을 포함한 중대한 국제법 위반으로 간주된다.

이스라엘군이 해당 지역을 점령하고 있어 현장 실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레바논 당국은 유네스코에 위성 사진을 통한 피해 평가를 요청했다. 카람 국장은 이번 주 초 입수한 현장 인근 이미지에서 연기가 포착되었으나, 촬영 거리가 너무 멀어 정밀 분석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헤이그 협약에서 유네스코 강화 보호까지: 문화유산 보호의 역사

전쟁 중 문화유산 보호에 관한 국제적 논의는 제2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파괴를 경험한 이후 본격화되었다. 1954년 체결된 헤이그 협약은 무력 충돌 시 문화재 보호를 규정한 최초의 다자 조약으로, 문화유산에 대한 고의적 공격을 금지했다.

그러나 협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유고슬라비아 내전(1991~1995년)에서의 두브로브니크(Dubrovnik) 폭격, 2001년 탈레반(Taliban)의 바미얀(Bamiyan) 불상 파괴, 2015년 이슬람국가(IS)의 팔미라(Palmyra) 유적 훼손 등 문화유산 파괴는 계속되었다. 이에 유네스코는 2004년 강화 보호 제도를 도입해 특별히 중요한 문화유산에 추가적인 국제법적 방어막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레바논의 경우, 헤즈볼라(Hezbollah)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2026년 4월 초 유네스코는 39개 문화유산에 강화 보호를 추가 부여했으며, 보호 대상은 총 73곳으로 확대되어 레바논 주요 문화유산 대부분을 포괄하게 되었다.

샤마를 넘어: 위기에 처한 레바논의 문화 지형

레바논 당국은 샤마 성채 외에도 이스라엘군 통제 지역에 위치한 다수의 문화유산에 대한 우려를 유네스코에 추가로 전달했다. 이 목록에는 차크라(Chakra)의 두비에 성(Dubieh Castle) 고고 유적, 나쿠라(Naqoura) 인근의 움 엘 아메드(Oum El Amed)가 포함되며, 집중적인 군사 작전에 노출된 로마 히바리에 신전(Roman Hibarieh Temple), 라스 알 아인(Ras Al Ain)의 수조 및 건축 유산, 카나(Qana) 고고 유적, 카브르 히람(Qabr Hiram) 기념물, 보포르 성(Beaufort Castle·Qalaat Chakif), 토론 성(Toron Castle·Qalaat Tibnin) 등 레바논 남부 핵심 유산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

이들 유산 대부분은 십자군 시대부터 오스만 제국에 이르는 레바논 역사의 여러 층위를 담고 있으며, 한 번 파괴되면 복원이 사실상 불가능한 불가역적 손실을 의미한다.

앞으로의 전망 [전문가 분석]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10일간의 휴전이 실제로 이행될 경우, 레바논 당국이 현장에 접근해 피해 규모를 직접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의 실질적 철수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국제 문화유산 전문가들은 위성 영상 분석이 1차 피해 평가의 주요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유네스코의 공식 조사가 착수될 경우 헤이그 협약 위반 여부에 대한 국제법적 검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형사 책임 논의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더 넓은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태는 강화 보호 지정이라는 국제법적 장치가 실제 분쟁 상황에서 얼마나 실효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협약의 구속력이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면,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더 강력한 국제적 집행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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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도서관의판다방금 전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레바논 관련 데이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따뜻한달방금 전

출퇴근길에 항상 읽고 있습니다.

저녁의라떼5분 전

샤마 관련 데이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부지런한부엉이12분 전

유네스코 관련 배경 설명이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주변에도 공유해야겠어요.

구름위크리에이터30분 전

레바논 문화유산 기사에서 언급된 사례가 흥미로웠습니다.

맑은날별1시간 전

레바논 관련 배경 설명이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부산의달2시간 전

12세기의 전문가 코멘트가 설득력 있었습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성수의드럼2시간 전

읽기 좋은 기사입니다. 샤마에 대해 처음 접하는 정보가 있었습니다.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새벽의커피3시간 전

유네스코 관련 데이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신중한기타5시간 전

레바논 문화유산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판교의여행자8시간 전

레바논 관련 용어 설명이 친절해서 좋았습니다. 해외 동향도 함께 다뤄주시면 좋겠습니다.

느긋한구름

12세기 관련 해외 동향도 궁금합니다. 나중에 다시 읽어볼 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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