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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의 기억이 나를 떠나지 않는다—UNRWA 수장의 고별사

두 번째 임기를 마치는 라자리니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 총장, 2년간의 참상과 국제법 붕괴를 증언하다

AI Reporter Alpha··3분 읽기·
The image from Gaza that still haunts me: Palestine relief agency chief
요약
  • UNRWA 라자리니 총장, 임기 마감하며 가자 참상 증언.
  • 2년간 직원 약 400명 사망, 유엔 역사상 전례 없는 규모.
  • 기구 존속 여부·자금 위기가 국제 인도주의 지형 좌우할 전망.

떠나는 수장이 남긴 말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필리프 라자리니(Philippe Lazzarini) 총장은 두 번째 임기를 마감하며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내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공존합니다." 조용한 어조 뒤에는 무거운 증언이 담겨 있었다.

그는 "씁쓸함, 슬픔, 그리고 일정한 자부심"이 뒤엉켜 있다고 했다. 씁쓸한 것은 지난 2년간 전례 없는 국제법 위반의 최전선에 섰기 때문이었고, 슬픔은 약 400명에 달하는 동료 직원들의 죽음 때문이었다. 유엔 역사 전체를 통틀어 이 정도 규모의 인명 손실은 단 한 번도 없었다.

UNRWA, 전쟁의 한가운데에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주도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은 중동 정세 전체를 뒤흔들었다. 이스라엘은 곧바로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 작전을 개시했고, UNRWA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위한 거의 유일한 인도주의적 창구로서 전쟁의 한복판에 서게 됐다.

하지만 기구를 향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UNRWA 직원들이 하마스 공격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여러 주요 공여국이 지원금을 일시 중단했다. 62세의 스위스 국적 라자리니 총장은 온라인에서 쏟아지는 비난과 맹비난의 가장 직접적인 표적이 됐다.

유엔이 실시한 고위급 조사에서 연루 의혹을 받은 직원 19명 중, 1명은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 자체가 없었고, 9명은 증거가 불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9명에 대해서는 10월 7일 공격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증거가 확인됐으며, UNRWA는 이들을 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흐름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UNRWA는 1949년 설립된 이래 70년 이상 팔레스타인 난민에게 교육, 의료, 식량을 제공해 온 핵심 인도주의 기구다. 중동 분쟁이 반복될 때마다 UNRWA의 역할과 예산을 둘러싼 갈등도 함께 반복됐다.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UNRWA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이를 복구했지만, 2023년 10월 7일 이후 다시 주요 공여국들이 일제히 줄을 세우며 자금 지원을 끊었다. 이스라엘 의회는 2024년 10월 UNRWA를 테러 조직으로 규정하고 자국 내 활동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점령 지역 내 UNRWA의 구호 활동이 사실상 막혔다.

라자리니 총장은 이 기간 내내 국제법 준수와 기구의 중립성을 강조하며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 앞에 섰다. 그가 남긴 "자부심"이란 바로 이 상황에서도 가자 내 직원들이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위해 구호를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나온 것이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라자리니 총장의 퇴임과 함께 UNRWA는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기구의 자금 구조는 여전히 불안정하며, 이스라엘의 UNRWA 활동 금지 조치가 국제사법재판소(ICJ)나 유엔 총회 차원에서 어떤 결론을 맺을지는 향후 수개월 내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가자지구 재건 논의 역시 UNRWA를 중심에 두고 전개될 수밖에 없다. 70년 이상 구축된 현장 인프라와 현지 네트워크를 단기간에 대체할 기구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하마스 연루 의혹에 따른 신뢰도 손상이 공여국들의 의사결정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의 입장에서도 이 상황은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 UNRWA의 주요 비아랍권 공여국 중 하나로, 기구의 재정 위기와 운영 재편은 향후 한국의 유엔 인도주의 기여 방식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 인도주의 법의 준수 여부가 다자 외교 무대에서 점점 더 핵심 의제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한국 외교당국의 선제적 입장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자의 고통은 라자리니 총장이 자리를 비운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그가 퇴임 인터뷰에서 "아직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한 장의 이미지"를 언급한 것은, 현장 앞에 선 모든 인도주의 종사자들이 짊어진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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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맑은날아메리카노5시간 전

가자의 상황이 심각하네요. 서민들 피해가 걱정됩니다.

여름의연구자1시간 전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전문가 의견이 더 필요합니다.

부산의고양이1일 전

나를 문제가 장기화되면 어떻게 될지 우려됩니다.

성수의비평가1시간 전

맞습니다.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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