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 미술관, 200년 LGBTQ+ 사진사 조망하는 대규모 전시 공개
270여 점으로 구성된 '퀴어 렌즈'展, 성소수자 표현의 역사와 현재를 동시에 조명

- •게티 미술관이 200년간의 LGBTQ+ 사진 역사를 조망하는 대규모 전시 '퀴어 렌즈'를 개막했습니다.
- •270여 점의 작품은 거장과 무명 작가를 동등하게 다루며, 포토 부스 키스 사진 등 억압 속 친밀함을 담아냅니다.
- •미국 전역에서 597개 반LGBTQ+ 법안이 발의된 시점에 열린 이 전시는 용기 있는 사회적 발언으로 평가받습니다.
사진의 발명과 함께 시작된 퀴어 역사
로스앤젤레스 게티 미술관이 Pride Month를 맞아 야심찬 전시를 선보였습니다. '퀴어 렌즈: 사진의 역사(Queer Lens: A History of Photography)'는 지난 200년간 성별과 성적 정체성 표현이 카메라를 통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보여주는 대규모 조망전입니다.
전시에는 270여 점의 작품이 소개됩니다. 베레니스 애보트(Berenice Abbott),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 만 레이(Man Ray) 같은 거장들의 작품과 함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12명 이상의 작가들 작품도 동등하게 전시됩니다. 게티 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를 수년간(2020년부터) 준비해왔으며, 현재 시점에서 이 전시가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고 강조합니다.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이 있습니다. 이성애자(heterosexual)와 동성애자(homosexual)라는 이분법적 개념이 처음 등장한 해는 1869년입니다. 카메라가 발명된 1839년으로부터 불과 한 세대 후입니다. 사진 기술과 성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개념화가 거의 동시에 진행된 셈입니다.
포토 부스 안 키스 한 장에 담긴 억압의 역사
전시장에서 특히 주목받는 작품 중 하나는 캐나다계 미국인 사진가 조셉 존 베르트런 벨랑제(Joseph John Bertrund Belanger)가 1953년경 촬영한 흑백 사진입니다. 밴쿠버의 플레이랜드 놀이공원 포토 부스 안에서 찍힌 이 사진에는 20대로 보이는 두 남성이 깊은 키스를 나누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한 남성은 눈을 감은 채 상대방의 목에 손을 올리고 있고, 다른 남성은 무거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봅니다. 포토 부스의 좁은 프레임은 두 사람만의 은밀한 친밀감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LA타임스의 크리스토퍼 나이트 평론가는 이렇게 지적합니다. 만약 이들이 커튼 밖으로 나가 놀이공원에서 같은 키스를 했다면? 당시 캐나다 형법상 '중대한 외설 행위(gross indecency)'로 체포되어 투옥될 수 있었습니다. 이 법은 1969년까지 유지됐습니다.
벨랑제는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였습니다. 그는 유럽을 유린한 파시스트 독일 정권과 싸웠습니다. 바로 그 나치 정권은 1933년 베를린 광장에서 동성애자의 도서관을 불태우며 공포정치를 시작했습니다. 1944년, 벨랑제와 전쟁 중 사랑에 빠졌던 동료 조종사는 전투에서 전사했습니다.
나이트는 이 소박한 전후 사진이 **'포토 부스를 벽장(closet)으로 만든다'**는 점에서 강렬한 울림을 준다고 평가합니다. 깊은 키스는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동시에 이런 퀴어 이미지는 거의 보이지 않고 축하받지 못했기에 극도로 이국적입니다. 이 융합이 전시 전체에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무지개 계단 위에 선 미술관
전시의 상징성은 입구부터 시작됩니다. 게티 미술관 정면 계단은 밝은 무지개 깃발로 페인팅되어, 시각적으로 미술관을 '퀴어 받침대' 위에 올려놓습니다.
전시 홍보 빌보드에는 영국의 독학 초상사진가 프레데릭 스폴딩(Frederick Spalding)의 작품이 사용됐습니다. 후프스커트를 입은 '패니와 스텔라'라는 두 여성이 따뜻하게 포옹하는 이미지입니다. 실제로는 토머스 어니스트 볼튼(Thomas Ernest Boulton)과 프레데릭 윌리엄 파크(Frederick William Park)라는 중산층 남성들이었습니다.
미국 전역 597개 반LGBTQ+ 법안이 제출된 시점
전시는 2020년부터 준비됐지만, 우연히도 '국가 비상사태' 시기에 개막했습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현재 미국 전역에서 597개의 반LGBTQ+ 법안을 추적 중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도 6개가 발의됐고, 텍사스가 88개로 가장 많습니다.
대부분은 통과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발의 자체가 위협의 메시지입니다. 전시는 이런 억압적인 사회적 맥락을 거듭 환기시킵니다.
나이트는 "이 전시는 도발적이고 중요하며, 타이밍이 강력한 충격을 준다"고 평가했습니다. 게티 미술관만이 감히 무대에 올릴 수 있는 용기 있는 전시라는 의미입니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단순히 예술 작품을 보관하는 공간이 아니라 사회적 담론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역사적 맥락을 제공함으로써, 관람객들이 현재의 상황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향후 다른 주요 미술관들도 유사한 방식으로 소외된 역사를 조명하는 전시를 기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티 미술관의 선례는 문화 기관이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모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 전시는 사진이라는 매체가 단순한 기록 도구를 넘어, 정체성 표현과 사회 변화의 도구로 기능해왔음을 증명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이미지가 더욱 중요해진 만큼, 과거 사진들이 어떻게 억압에 저항하고 존재를 증명했는지 되돌아보는 작업은 계속될 것입니다.
댓글 (5)
게티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후속 기사 부탁드립니다.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잘 정리한 기사네요.
좋은 의견이십니다.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주변에도 공유해야겠어요.
그 부분은 저도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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