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중국 정보원 8명 추방…반체제 인사 감시 적발
유럽 첫 '초국경 탄압' 근거 추방 조치, 중국의 해외 정치적 억압 실태 수면 위로

- •이탈리아가 반체제 인사 감시 혐의 중국 국적자 8명에 추방 명령을 내렸다
- •이는 '초국경 탄압'을 근거로 한 이탈리아 최초의 추방 조치로 기록됐다
- •중국의 해외 정치 감시 네트워크 실태와 유럽의 대응 한계가 함께 드러났다
이탈리아, 중국 정보요원 8명에 추방 명령
이탈리아 내무부가 중국 정부를 대신해 정치적 반체제 인사를 감시한 혐의가 있는 중국 국적자 8명에 대해 추방 명령을 내렸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 포글리오(Il Foglio)에 따르면, 이들은 이탈리아에 거주하는 중국 정권 비판 인사들의 소재를 파악해 협박하고 괴롭히려 했으며, 당국은 이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판단했다.
3명은 즉시 본국으로 송환됐고, 1명은 현재 로마에서 추방 절차를 기다리며 구금 중이다. 나머지 4명은 이미 이탈리아를 떠난 상태다.

왜 이 사건이 중요한가
이번 조치는 이탈리아가 '초국경 탄압(transnational repression)'을 명시적 근거로 추방을 명령한 첫 사례다. 인권단체 세이프가드 디펜더스(Safeguard Defenders)의 로라 하스(Laura Harth) 활동가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의 인터뷰에서 "마침내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진 것을 보니 반갑다"고 말했다.
영국 등 다른 국가에서는 자국 내 반체제 인사를 감시한 중국 국적자를 실제로 기소한 사례도 있다. 이번에 이탈리아 당국이 기소까지 진행하지는 않았지만, 하스는 "전문 경찰 내에서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우려와 관심이 있다"면서도 "실제로 이 문제를 다루려는 정치적 동기 부분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해외 감시 네트워크, 언제부터 어떻게 작동해왔나
2022년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이탈리아를 포함한 전 세계에서 중국 상공회의소와 민간 커뮤니티 서비스 단체들이 비밀 감시 거점으로 활동해왔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들은 현지 중국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정권 비판 인사들의 동향을 추적하는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ICIJ가 2025년 발표한 '차이나 타겟(China Targets)' 탐사보도에 따르면, 정치적 반체제 인사에 대한 물리적·온라인 감시는 중국 정부가 해외 거주 정권 비판자들에게 사용하는 다양한 전술 중 하나다. 42개 언론사가 10개월간 참여한 이 국제 공동 탐사보도는 베이징의 해외 반체제 인사 표적화 캠페인의 광범위한 규모와 위협적인 전술을 드러냈다.
ICIJ가 입수한 내부 경찰 교육 교재와 2013년 기밀 보안 지침에는 국내 보안 담당 경찰관들이 감시 대상을 식별하고 통제하는 방법이 상세히 기술돼 있다. 여기에는 반체제 인사 가족에 대한 압박, 인터넷 모니터링, 대상자의 '부도덕한 행위' 파헤치기 등이 포함된다.
유럽연합(EU)과 유엔이 '초국경 탄압'이라 부르는 이러한 관행이 지난 10년간 강화되면서, 중국과 홍콩 출신 활동가들과 표적이 된 소수자들은 본국 친척에 대한 당국의 보복을 우려해 목소리를 내는 것을 점점 더 꺼리게 됐다.

'리 선생님' 사례: 이탈리아 거주 활동가에 대한 표적화
이번 추방 조치의 배경에는 '리 선생님(Teacher Li)'이라는 소셜미디어 계정명으로 알려진 이탈리아 거주 중국인 활동가에 대한 수년간의 조사가 있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중국 내 시위와 불만을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 게시하며 190만 명의 팔로워를 모은 후 중국 당국과 그 대리인들의 표적이 됐다.
2025년 ICIJ와 이탈리아 언론 매체에 보낸 이메일에서 리 선생님은 중국 당국이 자신의 이탈리아 주소를 알아낸 후 "낯선 사람들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ICIJ 조사 결과, 리 선생님의 이탈리아 외부 지인들도 중국 보안 당국의 표적이 됐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예술가이자 활동가 장성다(Jiang Shengda)는 베이징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가 관리들로부터 심문을 받았으며, 그들은 아들에게 리 선생님과의 협력을 중단하라고 전하라고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리 선생님은 이번 주 X에 게시한 성명에서 자신을 괴롭힌 자들에 대한 조치를 취한 이탈리아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이것은 우리에 대한 보호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 근본 원칙의 수호"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이번 이탈리아의 조치는 중국의 초국경 탄압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대응 수위가 한 단계 높아질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한계와 과제가 남아 있다.
긍정적 전망:
- 이탈리아의 선례가 다른 유럽 국가들의 유사 조치를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영국에서는 관련 기소가 진행 중이며, 프랑스·독일 등에서도 중국의 해외 감시 활동에 대한 조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 EU 차원의 초국경 탄압 대응 공조 논의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
우려 요인:
-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지적했듯, 실제 형사 기소 없는 추방 조치만으로는 근본적 억지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중국이 새로운 요원을 파견하거나 다른 방식의 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 정치적 동기 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유럽 국가들의 대응이 일관성 없이 산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 중국 정부는 이러한 조치를 '내정간섭'으로 규정하며 외교적 마찰을 감수하더라도 해외 반체제 인사 통제 활동을 지속해온 전례가 있다.
양측 시각: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은 자국 내 외국 정부의 정치적 감시 활동을 주권 침해이자 인권 침해로 본다. 반면 중국 정부는 해외 반체제 인사들을 '국가 안보 위협'이나 '분리주의자'로 규정하며, 이들에 대한 감시를 정당한 국가 행위로 주장해왔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간첩 적발을 넘어, 민주주의 국가들이 권위주의 정권의 초국경 탄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댓글 (3)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주변에도 공유해야겠어요.
공감합니다. 참고하겠습니다.
중국 관련 기사 잘 읽었습니다. 유익한 정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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