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48시간 내 온라인 법인 설립 가능한 'EU Inc.' 제안
27개 회원국 공통 규정 도입으로 스타트업 육성 본격화, 미국 유출 막는다

- •EU 집행위원회가 48시간 내 온라인으로 법인 설립이 가능한 'EU Inc.' 제도를 제안했다.
- •27개 회원국에 동일 적용되는 단일 규정으로 최소 자본금 없이 100유로 미만으로 설립 가능하다.
- •미국으로 유출되는 스타트업을 막고 유럽 혁신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대응이다.
유럽연합, 단일 법인 설립 제도 도입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획기적인 제도를 제안했다. '28번째 제도(28th regime)'로 불리는 'EU Inc.' 프레임워크는 창업자들이 48시간 내에 100유로(약 15만원) 미만의 비용으로 완전히 온라인으로 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27개 회원국 전체에서 동일하게 적용되는 선택형 규정으로, 기존 각국의 법인 제도와 병행 운영된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유럽 기업가들은 현재 27개 법률 체계와 60개 이상의 국가별 회사 형태에 직면해 있다"며 "EU Inc.를 통해 유럽 전역에서 사업을 시작하고 성장시키는 것이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집행위원회는 유럽의회와 회원국들에 올해 말까지 이 규정을 승인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2026년 말까지 합의를 추진하고 2027년 첫 등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왜 지금 EU Inc.가 필요한가
이번 제안은 유럽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다. 마리오 드라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024년 발표한 보고서는 지난 수십 년간 EU의 생산성과 경제 성장률이 미국과 중국에 비해 뒤처진 핵심 요인으로 혁신 부족을 지적했다.
현재 EU 스타트업들은 법인 설립 단계에서부터 높은 진입 장벽에 직면한다. 각국마다 다른 정부 기관에 흩어진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하며, 필요한 서류와 양식을 파악하는 중앙 안내 시스템도 없다. 법인 설립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불편함을 넘어, 유럽 스타트업들이 성장 과정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EU Inc.는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최소 자본금 요건이 없고, 국경 간 스톡옵션 계획을 표준화하며, 신속 처리 디지털 파산 절차를 도입한다. 또한 참여 기업을 위한 통합 EU 사업자 등록부를 구축해 투명성을 높인다.
글로벌 스타트업 경쟁의 역사적 맥락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는 글로벌 경제 경쟁력의 핵심 의제로 자리 잡았다. 미국은 델라웨어주 법인 제도를 통해 수십 년간 글로벌 스타트업의 허브 역할을 해왔다. 간소한 설립 절차, 유연한 지배구조, 벤처캐피털 친화적 환경이 실리콘밸리 생태계의 토대가 되었다.
2010년대 들어 이러한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유럽의 유니콘 기업들은 성장 단계에서 미국 법인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잦았다. 스포티파이, 스카이프 등 유럽에서 시작한 대표적 기술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법인을 이전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는 단순히 기업 한두 곳의 문제가 아니라, 유럽 경제 전체의 혁신 역량과 일자리 창출 기회가 유출되는 구조적 문제로 인식되었다.
중국도 2014년 상하이 자유무역지구를 시작으로 외국인 투자와 스타트업 설립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아시아와 중동의 여러 국가들도 경쟁적으로 스타트업 친화적 법인 제도를 도입하며 글로벌 인재와 자본을 유치하고 있다.
EU의 이번 제안은 이러한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뒤처진 유럽이 반격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27개국의 분절된 시장을 하나의 통합 시장으로 작동하게 만들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EU Inc.가 실제로 시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정치적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회와 27개 회원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각국의 기존 법인세 제도와 규제 주권에 대한 우려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룩셈부르크, 아일랜드처럼 기업 친화적 세제로 법인 유치 경쟁을 벌여온 국가들은 자국 이익 보호를 위해 협상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 있다.
제도 시행 후에도 실효성 논란이 예상된다. 단순히 법인 설립이 쉬워진다고 해서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의 근본적 문제인 벤처캐피털 부족, 인재 유출, 시장 분절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나스닥처럼 스타트업 친화적인 자본시장 인프라, 대학-산업 연계 시스템 등 생태계 전반의 개선이 병행되어야 실질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EU Inc.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유럽 단일시장의 잠재력은 상당하다. 4억 5천만 명의 소비자를 가진 거대 시장에 단일 규정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은 미국 시장에 필적하는 매력이다. 특히 AI, 그린테크, 핀테크 등 유럽이 규제 선도 지역인 분야에서는 EU Inc.를 활용한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표준을 선점할 기회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
향후 2~3년이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U Inc. 도입과 함께 벤처캐피털 펀드 규제 완화, 인재 비자 제도 개선 등이 패키지로 추진된다면, 유럽은 미국 일극 체제에서 벗어나 글로벌 혁신 경쟁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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