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올림픽위 사무총장 '죽은 종목' 발언, 학교 스포츠 논란 촉발
척구·스포츠클라이밍 등 비주류 종목 커뮤니티, 학교 대회 존폐 우려 목소리

- •SNOC 사무총장이 NSG 내 비주류 종목을 '죽은 스포츠'라 지칭해 논란이 일었다.
- •척구 등 비주류 종목 커뮤니티는 학교 투자 위축과 선수 진로 불안을 우려했다.
- •학교 스포츠의 목적을 엘리트 육성과 광범위한 참여 중 어디에 둘지 논쟁이 재점화됐다.
문제의 발언
싱가포르 국가올림픽위원회(SNOC) 사무총장 마크 차이(Mark Chay)가 전국학교경기대회(NSG)에 포함된 일부 종목을 '막다른 스포츠(dead-end sports)'라고 지칭한 발언이 현지 스포츠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현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주요 국제대회와 연결되는 경기 종목에 NSG 자원이 집중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척구(tchoukball)를 사례로 직접 거론했다.
차이 사무총장은 "올림픽·아시안게임 같은 주요 대회로 이어지는 경로가 없는 종목을 포함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척구를 선택한 학생이 더 넓은 체계 속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비주류 종목 커뮤니티의 반발
척구 커뮤니티가 즉각 반응했다. 싱가포르 척구협회 사무총장 들레인 림(Delane Lim)은 "기사가 게재되자마자 학부모, 후원사, 이해관계자들이 연락해 왜 척구가 지목됐는지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선수들이 혼란과 우려를 표명했으며, 특히 SNOC 수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림은 "학교들이 '막다른 종목'이라 인식하게 되면 투자를 꺼릴 것이고, 척구 지도자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며 NSG 편입 추진에 악영향을 우려했다. 척구는 현재 80개국 이상에서 경기가 치러지며, 싱가포르 대표팀은 세계 정상권에 속한다. 2024년에는 원팀싱가포르펀드(OTSF)의 기부 대상이 척구 등 신흥 종목으로 확대된 바 있다.
스포츠클라이밍·등산연맹의 라십 이스닌(Rasip Isnin) 사무총장도 "학생들이 처음에는 A 종목을 시작하더라도 B나 C로 관심이 옮겨갈 수 있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야 참여가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기회'냐 '자원 효율'이냐
장거리 육상 선수 소루이용(Soh Rui Yong)은 "메달 종목이 아니더라도 학교 스포츠는 인내심과 팀워크 같은 가치를 키우고, 재능 발굴의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비주류 종목이 주류 스포츠에 적합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경쟁의 장을 열어준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면 전직 국가대표 펜싱 선수이자 스포츠 행정가인 니콜라스 팡(Nicholas Fang)은 차이의 발언이 현실을 반영한다고 옹호했다. 스포츠 생태계 전 단계에서 자원이 유한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학교 스포츠의 본질적 가치 논쟁
이번 논란의 핵심은 학교 스포츠의 목적을 '엘리트 육성 파이프라인'으로 볼 것인가, '광범위한 참여와 가치 교육'으로 볼 것인가에 있다. 싱가포르 스포츠계는 국제대회 성과를 중시하는 행정 논리와, 다양성과 참여 기회를 우선시하는 현장의 목소리 사이에서 방향성을 두고 갈등하는 양상이다.
한국의 경우도 학교 스포츠 예산 배분과 비인기 종목 지원 문제는 지속적인 쟁점이다. 싱가포르의 이번 논란은 비주류 종목의 제도적 지원과 엘리트 스포츠 자원 집중 간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지에 대한 보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댓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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