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전쟁 4년, 국제사회는 또 실패했다
전 국민 65%가 인도적 지원 필요… 세계 최대 인도주의 위기 해결 실마리 없어

- •수단 내전 3주년에 유엔은 국제사회가 위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경고했다.
- •전 국민의 65%인 340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세계 최대 위기다.
- •기근 선포 2년째, 종전 전망 없이 인도주의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인도주의 위기, 끝이 보이지 않는다
수단 내전 발발 3주년을 하루 앞둔 2026년 4월 14일, 유엔(UN) 긴급구호조정관 톰 플레처는 "국제사회가 또다시 수단이라는 시험대에서 실패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플레처 조정관은 수단 종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각국 대표가 집결한 독일 베를린에서 이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유엔과 인도주의 파트너 기구들은 이날 수단이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인도주의·난민 위기를 겪고 있다고 일제히 경고했다. 전체 인구의 65%에 해당하는 약 3400만 명이 긴급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그 수는 여전히 증가 추세에 있다.
1400만 명 유랑… 주변국도 '한계 직전'
내전의 직격탄을 맞은 것은 평범한 수단 시민들이다. 현재 약 1400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돌고 있다. 이 가운데 900만 명은 국내에서 피란처를 찾고 있으며, 440만 명은 차드, 이집트, 남수단 등 인근 국가로 국경을 넘었다.
유엔 난민기구(UNHCR)는 이러한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는 주변국들이 이미 "한계 직전(breaking point)"에 몰려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 이주기구(IOM)의 조이 브레넌은 제네바 브리핑에서 "거의 400만 명이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그들이 발견하는 것은 망가진 상수도 시스템, 파괴된 건물, 기초 주거와 의료 시스템의 부재"라고 밝혔다.
전쟁의 뿌리: 동맹에서 적으로, 2023년 4월
이 비극의 시작은 정확히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23년 4월 15일, 수단 정부군(SAF·Sudanese Armed Forces)과 과거 동맹이었던 신속지원군(RSF·Rapid Support Forces) 사이에 전투가 발발하면서 내전이 시작됐다.
SAF와 RSF는 2019년 오마르 알-바시르 독재 정권 붕괴 이후 일시적으로 연대했던 세력이다. 그러나 과도정부 구성과 군사력 통합 문제를 놓고 갈등이 쌓이다 결국 무력 충돌로 이어졌다. 수도 하르툼에서 시작된 전투는 다르푸르 등 수단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적 폭력과 성폭력, 민족 청소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2024년에는 수단 일부 지역에 기근이 공식 선언됐다. 세계식량계획(WFP) 비상준비대응 담당 로스 스미스 국장은 로마 브리핑에서 "수단 일부 지역에서 기근이 시작된 지 2년이 됐다. 이것은 현시대에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수백만 명의 수단인이 매일 식량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가족들은 이미 모든 생존 수단을 소진한 상태다.
앞으로의 전망 [전문가 분석]
베를린 회의가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3년간 수차례의 국제 중재 시도가 모두 실패로 돌아간 전례를 감안하면, 단기 휴전 합의조차 쉽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인도주의 전문가들은 SAF와 RSF 모두 외부 중재보다 군사적 우위를 통한 종전을 노리고 있어 협상 테이블로 나오려는 의지가 약하다고 분석한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우크라이나, 중동 등 다른 분쟁 지역에 분산된 상황도 수단 위기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요인이다.
한국도 이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 정부는 유엔 인도주의 기금에 정기적으로 기여하고 있으며, 수단 인근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외교·원조 관계에서도 이 위기의 파급 효과를 고려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국제 원조의 우선순위 재편 과정에서 공여국으로서 한국의 역할이 재조명될 가능성이 높다.
수단 위기가 장기화될수록 주변국의 경제적·사회적 불안정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아프리카 전반의 지정학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엔은 올해 수단 지원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인도적 자금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실제 조달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댓글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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