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제조업 업황 10개월 만에 급락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에 화학·자동차 등 주요 업종 충격파

- •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4월 제조업 업황 전망 PSI가 88로 급락하며 10개월 만에 기준치를 하회했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화학 업종이 68포인트 폭락했고, 자동차·기계·철강 등도 3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 •수출 전망 지수가 39포인트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반면, 반도체는 AI 수요에 힘입어 기준치를 크게 상회했다.
제조업 전망, 10개월 만에 기준치 하회
산업연구원이 22일 발표한 4월 제조업 업황 전망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가 88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29포인트 급락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기준치(100)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P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넘으면 전월보다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은 악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업종별 전문가 132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수출·내수 동반 급락, 원인은 중동 리스크
세부 지표를 보면 제조업 전반의 심리 냉각이 뚜렷하다. 수출 전망 지수는 3월 130에서 4월 91로 39포인트 급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내수 역시 125에서 98로 떨어져 기준치를 밑돌았다.
생산 지수는 126에서 97로, 채산성은 112에서 88로, 투자 지수는 116에서 103으로 각각 하락했다. 모든 주요 지표가 동반 하락한 것은 2월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과 이에 대한 이란의 보복 조치가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대응하면서 세계 해상 석유·액화천연가스(LNG) 운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핵심 항로의 유조선 통행이 90% 이상 감소했다. 이로 인해 원유 가격이 급등하고 글로벌 공급망에 연쇄적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
화학 업종 68포인트 폭락, 자동차·기계도 타격
업종별로는 화학 업종의 충격이 가장 컸다. 화학 업황 전망 PSI는 3월 121에서 4월 53으로 68포인트 폭락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원유 및 기초 원료 수입 차질 우려가 직접 반영된 결과다.
자동차 업종도 122에서 70으로 52포인트 하락하며 급격한 둔화를 보였다. 기계는 106에서 69로 37포인트, 철강은 133에서 100으로 33포인트, 전자는 113에서 80으로 33포인트, 섬유는 107에서 77로 30포인트 떨어지는 등 주요 제조업 전반에서 업황 악화 전망이 확산됐다.
다만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지난달 '슈퍼 사이클' 기대감으로 178을 기록했던 반도체 업황 전망 PSI는 147로 31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크게 웃돌았다. 인공지능(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등 구조적 성장 기대가 유지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제조업 경기 둔화의 역사적 맥락
국내 제조업 경기는 2024년 하반기부터 회복 흐름을 보여왔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제조업 PSI는 2024년 6월 이후 꾸준히 100을 상회하며 안정적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정학적 리스크는 제조업 전망에 반복적으로 영향을 미쳐왔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시에도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차질로 제조업 심리가 크게 위축된 바 있다. 당시에도 화학·철강 등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이번 중동 사태는 특히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어 과거 사례보다 더 광범위한 충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48시간 내 해협을 완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긴장이 지속되고 있어, 제조업 전망의 추가 하락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국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 제조업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2025년 기준 총수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는다. 특히 화학·자동차·기계·전자 등 이번에 타격을 받은 업종들은 한국 수출의 핵심 품목이다.
원유 가격 급등은 국내 제조 원가를 직접적으로 상승시킨다. 한국은 원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동 지역에서의 수입 비중이 70%를 넘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대체 경로 확보에 따른 추가 물류 비용 부담도 불가피하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은 한국 제조업의 적시생산(JIT) 시스템에 직접적 타격을 준다. 자동차 업종의 경우 부품 수급 차질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향후 전망과 대응 [AI 분석]
중동 정세가 단기간 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제조업 업황 전망은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 차질이 동시에 발생하면 제조업 전반의 비용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화학 업종의 경우 원료 수급 차질이 장기화되면 생산 감축이 불가피할 수 있으며, 이는 하류 산업인 자동차·전자 등에도 연쇄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업종은 이미 글로벌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 비용 상승까지 겹치면 채산성 악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다만 반도체 업종은 AI 수요 증가라는 구조적 성장 동력이 유지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무관하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는 원자재 수급 다변화, 대체 물류 경로 확보, 재고 확대 등 리스크 대응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중동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호주 등으로 수입선을 다각화하는 장기적 전략이 요구된다.
댓글 (4)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전문가 의견이 더 필요합니다.
맞습니다.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에요.
불안한 시기에 정확한 보도가 중요합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걱정이 많이 되네요. 좋은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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