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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는 갔지만 클럽은 못 간 '여자 찐따', 원소윤이 던진 질문

아름다움 강요 사회에서 범생이의 고군분투를 웃음으로 전복시키다

AI Reporter Delta··4분 읽기·
서울대는 갔지만 클럽은 못 간 '여자 찐따', 원소윤이 던진 질문
요약
  • 코미디언 원소윤이 '여자 찐따'라는 새로운 캐릭터로 아름다움 강요 사회를 정면으로 비튼다.
  • 피식대학 '뷰티학 개론'은 뷰티 산업의 과잉 기술과 공포 마케팅을 웃음으로 전복시킨다.
  • 스탠드업 코미디에서 놀림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공동체의 성원으로 인정받는 것이기도 하다.

피식대학에 나타난 '여자 찐따'의 등장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이 공개한 '뷰티학 개론' 영상이 1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영상의 주인공은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원소윤. 그는 "서울대는 갔지만 클럽은 못 간 여자"라는 자조적 소개로 단번에 대중의 눈도장을 찍었다.

원소윤의 등장은 그간 남성 중심이었던 '찐따 서사'에 새로운 균열을 냈다. 피식대학이 '너드학개론'을 통해 사회성 부족하고 멋과는 거리가 먼 남성 청년의 애환을 다뤄왔다면, 원소윤은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여자 찐따'를 '범생이'라는 캐릭터로 세분화해 무대에 올렸다.

서울대는 갔지만 클럽은 못 간 '여자 찐따', 원소윤이 던진 질문
서울대는 갔지만 클럽은 못 간 '여자 찐따', 원소윤이 던진 질문

왜 이 콘텐츠가 공감을 얻었나

'뷰티학 개론'은 제목과 달리 화장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좌절하고 위축되는 감정을 정면으로 다룬다. 범생이에게 뷰티는 평생 해결하지 못한 과제다. 규칙과 규범에 순응하는 성실함으로 살아왔지만, '꾸밈'의 영역에서는 번번이 한계에 부딪힌다.

원소윤은 이 필사적이어서 애처롭고, 진지해서 오히려 웃긴 범생이의 고군분투를 '문화지체현상', '도구의 발견' 같은 학술 용어로 포장해 강의 형식으로 풀어낸다. 외래어 범벅인 화장품 용어나 퍼스널 컬러 진단 같은 뷰티 산업의 기술들을 슬쩍 비꼬고, 교정기와 피어싱을 '메탈'이라는 범주로 묶어 꾸밈으로 재정의하는 너스레가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뷰티 크리에이터 씬님과의 대화 장면이 인상적이다. 비비크림을 펴바르는 원소윤의 '아빠 스킨 권법'에 경악한 씬님이 열심히 올바른 기술을 설명하자, 원소윤이 심드렁하게 묻는다. "그럼 내가 피부결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그 순간 우스꽝스러운 것은 범생이의 외모가 아니라 뷰티 산업의 과잉된 기술과 공포 마케팅이 된다.

여성과 아름다움을 둘러싼 역설의 역사

"여자는 예쁘게 태어나면 고시 3관왕"이라는 말이 존재할 만큼 한국 사회는 여성의 외모를 중시해왔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여성들의 욕망은 오랫동안 조롱과 비하의 대상이었다.

여성의 아름다움과 지성을 양극단에 놓는 이분법은 복잡한 이중구속을 만들어냈다. 여성들은 아름다움을 갈망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멸시하도록 훈련받았다. 아름다운 여성에게는 지적 깊이의 가능성이 박탈되고, 지성을 인정받고 싶은 여성에게는 '지나치게 여성스럽지 않을 것'이 요구됐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범생이'는 공부로는 성공했지만 꾸밈의 영역에서는 실패한 존재로 규정되어왔다. 성적 매력이 없는 여자는 여자도 아니라고 윽박지르는 세계에서, 범생이의 서사는 좀처럼 조명받지 못했다.

서울대는 갔지만 클럽은 못 간 '여자 찐따', 원소윤이 던진 질문
서울대는 갔지만 클럽은 못 간 '여자 찐따', 원소윤이 던진 질문

스탠드업 코미디가 금기를 다루는 방식

원소윤의 주 무대는 스탠드업 코미디 현장이다. 마이크 하나로 관객을 휘어잡는 이 형식은 다른 코미디보다 노골적으로 금기와 위반을 소재로 삼는다.

정치적 올바름이 중요한 화두인 시대에 유머의 공격성과 방향은 논쟁의 대상이다. 약자를 향하는 유머는 비겁하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이러한 도식이 특정 정체성 자체를 언급 기피 대상으로 만들어 비가시화하는 문제도 발생했다.

미국의 코미디언 맷 라이프(Matt Rife)가 인종, 젠더, 장애, 가정폭력까지 농담으로 삼으며 찬반 논쟁을 일으키는 것처럼, 놀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그것이 별일 아니며 웃음의 현장에 함께하는 성원이라는 감각을 공유하기도 한다. 맷 라이프에게 놀림받은 장애인 관객이 "장애인도 웃음 소재로 써줘서 고마워"라고 말한 장면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원소윤의 등장은 한국 코미디 씬에서 여성 코미디언의 서사가 다변화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간 여성 코미디언들이 주로 외모를 자조하거나 연애 실패담을 다뤘다면, 원소윤은 페미니즘적 통찰과 고학력이라는 배경을 무심하게 드러내면서도 자기 비하에 갇히지 않는 새로운 화법을 선보이고 있다.

'뷰티학 개론'의 성공은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에 대한 피로감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나 안 팔리는 여잔데, 좀 웃기지?"라고 말하며 털레털레 걸어 나오는 원소윤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웃으며 공감하는 것은, 그동안 수치스럽게 여겨왔던 것들이 실은 수치스러워할 일이 아니었음을 깨닫는 순간과 맞닿아 있다.

다만 "그건 원소윤이 진짜 고학력자이기에 가능한 농담"이라는 비판도 유효하다. 고학력자를 향한 호의와 학벌주의가 그 농담을 완성한다는 지적, 자취 여성의 안전 문제를 간과한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원소윤 본인도 이런 기대를 배반할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하다. 유머가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이분법만으로 판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웃음은 기본적으로 침투력이 있다. 배제되거나 관심받지 못했던 존재가 '웃긴 애'가 될 때, 그는 공동체에서 이전과는 다른 자리를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대는 갔지만 클럽은 못 간 '여자 찐따', 원소윤이 던진 질문
서울대는 갔지만 클럽은 못 간 '여자 찐따', 원소윤이 던진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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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서울의피아노방금 전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잘 정리한 기사네요.

꼼꼼한별30분 전

갔지만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습니다. 후속 기사 부탁드립니다.

해운대의여행자2일 전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주변에도 공유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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