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유럽 놋쇠 대야, 아산테 왕국의 성물이 된 사연
영국군에 약탈된 '아야 케세', 반환 요구 130년째 외면당하다

- •16세기 유럽산 놋쇠 대야가 아산테 왕국의 성물로 수백 년간 보존됐다.
- •1896년 영국군이 약탈했고, 1930년 반환 요청은 거부당했다.
- •현재 대영박물관 전시 중이며 반환 논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런던 박물관에 전시된 가나의 성물
지름 약 1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놋쇠 대야 하나가 현재 런던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에 전시돼 있다. '아야 케세(Aya Kese)', 즉 '위대한 놋쇠 대야'라 불리는 이 유물은 16세기 북유럽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수백 년의 시간을 거쳐 서아프리카 아산테(Asante) 왕국의 신성한 성물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1896년 영국군의 침략으로 약탈된 이후, 오늘날까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왜 이 대야가 중요한가
아야 케세는 단순한 금속 공예품이 아니다. 아산테 왕국의 국왕 프렘페 1세(Prempeh I)는 1930년 "모든 아산테인의 영혼이 그 안에 담겨 있다"고 기록했다. 이 대야는 왕실 영묘 단지의 핵심 제의 도구였으며, 아산테 민족의 정체성과 직결된 유물이다.
이 사례는 현재 국제 사회에서 뜨겁게 논의되는 식민지 약탈 문물 반환 문제의 상징적 사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영박물관, 루브르, 메트로폴리탄 등 서구 주요 박물관들이 보유한 비서구권 유물의 반환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아야 케세는 그 논쟁의 최전선에 놓여 있다.
대야의 여정: 16세기 유럽에서 아프리카 왕실까지
대영박물관 큐레이터들에 따르면, 이 대야는 잉글랜드, 독일, 또는 네덜란드에서 1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테두리를 따라 장식된 네 마리의 소형 사자 조각상이 특징적이다. 유럽 장식 예술에서 사자는 수세기에 걸쳐 널리 사용된 모티프였던 터라, 조각 양식만으로는 정확한 제작지와 연대를 특정하기 어렵다.
이 대야가 어떻게 아프리카 대륙에 닿았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아산테의 전승에 따르면 대야는 거센 폭풍우가 몰아치던 날 황금 사슬에 매달려 하늘에서 내려왔다고 한다. 그러나 역사학자들은 북유럽 혹은 포르투갈 무역선이 서아프리카 해안을 항해하며 교역품으로 가져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18세기 초, 늦어도 그 이전에는 이미 아산테 왕국에 도달해 왕실 영묘의 핵심 제의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1817년, 영국인 탐험가 토머스 보디치(Thomas Bowditch)가 아산테 왕국의 수도 쿠마시(Kumasi) 인근 반타마(Bantama)에 있는 왕실 영묘를 방문했을 때, 그는 "내가 본 것 중 가장 큰 놋쇠 대야로, 테두리에 작은 사자 네 마리가 있다"고 기록했다. 당시 유럽인들은 이 대야가 인신공양의 피를 담는 데 쓰인다고 묘사했으나, 이는 식민지 시대 아프리카 문명을 왜곡하는 전형적인 서술이었다. 실제로 아산테 측은 그 같은 주장을 부인했으며, 현재 국립군사박물관(National Army Museum) 홈페이지도 그러한 용도로 쓰였을 가능성은 "낮다"고 공식 기재하고 있다.
약탈, 거부, 그리고 계속되는 침묵 [전문가 분석]
1896년, 영국군이 아산테 왕국을 침공했다. 이 군사 작전에서 아야 케세를 약탈한 인물은 훗날 보이스카우트(Boy Scouts Association)를 창설한 로버트 베이든-파월(Robert Baden-Powell)이었다. 그는 반타마 영묘를 불태운 뒤 "우리는 그 주물 마을 전체를 불길에 휩싸이게 했고, 장관이었다"고 회고했다.
1930년, 병환으로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던 프렘페 1세는 영국 당국에 아야 케세 반환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5페이지 분량의 '반타마 놋쇠 대야의 역사'를 보내며 그 문화적·종교적 의미를 상세히 설명했지만, 영국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이후 대야는 베이든-파월 개인 소장을 거쳐 1913년 영국왕립합동군사연구소(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에 기증됐고, 1963년에는 국립군사박물관으로 이관되었다.
버밍엄대학교 아프리카학 교수 톰 맥캐스키(Tom McCaskie)는 최근 학술 논문에서 아야 케세가 "아산테의 과거와 불가분한 요소이며, 오늘날 아산테 사람들에게 여전히 살아있는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하며 쿠마시 반환을 촉구했다.
아야 케세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한 유물 소유권 분쟁을 넘어선다. 식민지 약탈로 반출된 문화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인류의 공유 유산과 각 민족의 역사적 정의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이다. 아야 케세가 영국 박물관의 전시장 조명 아래 놓여 있는 한,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 있다.
댓글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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