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아트

콘크리트와 마시멜로 사이: 예카테린부르크 드링킷 카페의 감각적 대비

러시아 우랄 지역의 산업 유산에 파스텔 팔레트를 더한 플래그십 인테리어

·3분 읽기
콘크리트와 마시멜로 사이: 예카테린부르크 드링킷 카페의 감각적 대비
요약
  • 드링킷, 콘크리트와 파스텔 대비로 플래그십 카페 오픈.
  • 업사이클 소재·지역 예술 통합해 로컬 정체성 구현.
  • 탈산업 도시 예카테린부르크의 문화 전환을 공간으로 표현.

거친 콘크리트에 피어난 핑크빛 공간

브랜드 자체 디자인팀인 드링킷 디자인 디파트먼트가 설계한 이 공간은 우랄 지역 특유의 철근 콘크리트 건축 유산을 시각적 출발점으로 삼으면서, 피스타치오 그린과 퐁파두르 핑크 같은 과자 빛깔 색조를 대비시켜 '무거움과 부드러움'이라는 역설적 조화를 구현했다.

콘크리트와 마시멜로 사이: 예카테린부르크 드링킷 카페의 감각적 대비
콘크리트와 마시멜로 사이: 예카테린부르크 드링킷 카페의 감각적 대비

구조가 곧 디자인이 되다

이 카페 설계의 핵심 전략은 기존 건물 구조를 감추는 대신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공간을 가로지르는 내력 기둥(load-bearing columns)은 두 개의 주요 영역을 나누는 축이 되었고, 설계팀은 이 축을 따라 선형 조명 시스템을 배치하고 6.8미터 길이의 공용 테이블을 평행하게 놓았다. 테이블은 기둥과 일체화되어 바(bar) 구역과 라운지 구역을 시각적으로 분리하면서도 연속감을 유지한다.

라운지 영역은 모듈형 소파, 암체어, 플로어 조명으로 구성해 보다 유연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자연광이 들지 않는 오목한 벽감(niche) 공간은 내부에 또 다른 층위의 사적 영역을 만들어낸다. 바 서비스 구역에는 핑크 타일과 아크릴 소재의 반투명 천장 설치물이 결합되어 빛의 투과성과 표면 질감에 변화를 준다.

재활용 소재와 예술이 더해진 로컬 정체성

소재 선택에서도 지역성과 지속가능성이 교차한다. 유리 블록, 재활용 플라스틱 부품, 업사이클 의자 등이 원시적인 콘크리트 질감과 나란히 배치되어 공간에 레이어를 더한다. 특히 유리 블록 특유의 반투명한 마시멜로 질감은 공간명에 담긴 '달콤함'을 시각적으로 번역한다.

예술 통합도 이 공간의 중요한 층위다. 알렉세이 샤호프(Alexey Shakhov)의 '우랄 타로(Ural Tarot)' 시리즈와 그래피티 아티스트 안드레이 스크레파(SKREP ONE)와의 협업 작품이 인테리어 곳곳에 녹아들어, 이 카페를 단순한 음료 판매 공간이 아닌 지역 예술 생산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게 한다.

콘크리트와 마시멜로 사이: 예카테린부르크 드링킷 카페의 감각적 대비
콘크리트와 마시멜로 사이: 예카테린부르크 드링킷 카페의 감각적 대비

탈산업화 도시의 새로운 공간 언어

예카테린부르크는 러시아 우랄 지방의 중심 도시로, 소련 시대 중공업의 흔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다. 20세기 내내 군수·제조업의 거점이었던 이 도시는 최근 들어 문화·창작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정체성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드링킷 카페는 그 흐름 안에서 탄생한 공간이다. 콘크리트를 지우지 않고, 그 위에 색을 입히는 방식은 과거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문화적 시각을 덧씌우는 이 도시의 현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글로벌 카페 인테리어 트렌드 측면에서도 이 프로젝트는 맥을 같이한다. 2020년대 중반 이후 스칸디나비아식 미니멀리즘 일변도에서 벗어나, 지역 정체성과 소재 솔직함(material honesty)을 결합한 '브루털 소프트(brutal so)' 미학이 떠오르고 있다. 날 것의 구조물 위에 감각적 색채를 덧입히는 방식은 서울, 베를린, 멜버른의 독립 카페 신(scene)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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