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하학이 언어가 될 때: 보피이 건축 공방의 꿈의 미로
시인·수학자·건축가가 한 지붕 아래 — 리카르도 보피이가 구축한 공간 실험의 기록

- •1963년 보피이가 설립한 건축 공방은 시인·수학자·엔지니어가 함께 공간을 실험했다.
- •기하학 모듈 반복으로 완성된 왈든 7은 다섯 장의 도면이 무한한 복잡성을 낳은 사례다.
- •다학제 집단 실험이라는 타예르 모델은 AI 설계 시대에도 유효한 방법론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건물이 정치가 될 수 있다면
1963년, 스물세 살의 리카르도 보피이(Ricardo Bofill)는 바르셀로나에 '타예르 데 아르키텍투라(Taller de Arquitectura)', 직역하면 '건축 공방'을 세웠다. 그가 바르셀로나 건축학교에서 쫓겨난 이유는 성적 미달이 아니었다. 프란코 독재 체제에 맞선 좌파 활동이 화근이었다. 제네바에서 학업을 마친 뒤 카탈루냐로 돌아온 보피이는 하나의 확신을 품고 있었다. 건물은 정치적·사회적 변혁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
공방의 구성원 명단은 여느 건축 사무소와 달랐다. 시인 호세 아구스틴 고이티솔로(José Agustín Goytisolo)가 인문적 감수성을 담당했고, 보피이의 여동생이자 수학자인 안나 보피이(Anna Bofill)가 형태의 기하학적 생성 원리를 연구했다. 작가 살바도르 클로타스(Salvador Clotas)는 이론적 토대를 쌓았다. 건축가, 시인, 수학자, 사회학자, 영화감독, 엔지니어가 하나의 집단 지성을 이루며 질문을 던졌다. '국제주의 양식(International Style)의 획일성에서 벗어나면, 지어진 환경은 무엇이 될 수 있는가.'

수학이 만든 미로, 공간의 언어
타예르의 작업에서 기하학은 단순한 설계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언어다. 안나 보피이의 수학 연구를 토대로 공방은 하나의 표준화된 단위 모듈을 공간의 모든 방향으로 복제하고 회전시켜 극도로 복잡한 환경을 만들어내는 방법론을 개발했다. 관찰자의 시선에 따라 입면이 달리 읽히고, 매스(mass)가 이동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공간.
이 논리의 정점이 1975년 바르셀로나 외곽 산업 지대에 완공된 '왈든 7(Walden 7)'이다. 테라코타 색 기단 위로 열여덟 개의 타워가 서로 연결된 수직 도시. 각 30㎡ 주거 셀은 아래 유닛에 비해 미세하게 비틀려 있다.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작은 회전이지만, 수백 개의 모듈에 걸쳐 누적되면 복도, 교량, 중정, 빈 공간이 얽힌 3차원 행렬이 탄생한다. 이 건물을 통과할 때 거주자가 경험하는 것은 '집 찾기'보다 '공간적 방향 상실'에 가깝다. 흥미롭게도 이 무한한 복잡성은 단 다섯 장의 도면으로 환원 가능하다고 전해진다.
색이 공간의 신경계가 될 때
기하학이 골격이라면, 색채는 신경계다. 1973년 코스타 블랑카의 절벽 위에 완공된 '라 무라야 로하(La Muralla Roja)'는 색채 논리와 공간 논리가 분리 불가능하게 결합된 사례다. 바깥 면은 심홍색과 솜사탕 분홍으로 칠해져 있으며, 보피이는 이 색들이 지중해 지역 특유의 대기와 빛에서 추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색은 장식이 아니라 공간의 구조적 요소로 기능한다.
이러한 접근은 카사 카프카(Kafka's Castle)나 레드 솔 리조트(Red Sol Resort, 알바니아 다이르미) 같은 이후 프로젝트에서도 이어진다. 반복과 회전, 색채의 층위가 쌓이며 관람자는 건축물 안에서 시스템과 감각, 질서와 혼란 사이를 진동하는 경험을 한다.

민주화 전환기 스페인, 가장 비옥한 토양
타예르가 활동을 시작한 1960~70년대 스페인은 프란코 체제의 균열과 민주화 이행의 격동기였다. 공방이 자리한 스페인 문화와 정치의 '주변부'는 역설적으로 건축 실험의 가장 비옥한 토양이 됐다. 국제주의 합리주의의 균일성에 저항하는 이들에게, 변화를 갈망하는 사회는 거대한 캔버스였다.
サンタ 페레 데 리베스(Sant Pere de Ribes)의 카프카 성, 바르셀로나 근교 산트 쥐스트 데스베른(Sant Just Desvern)의 라 파브리카(La Fábrica), 파리 외곽의 대규모 공공 주거 단지들까지 — 타예르의 스펙트럼은 지중해 리조트에서 유럽 사회주택에 이르기까지 넓다. 그 모든 곳에서 공통된 것은, 반복이 단조로움이 아닌 복잡성을 낳을 수 있다는 믿음이었다.
앞으로의 전망 [전문가 분석]
보피이의 유산은 현재 건축 담론에서 재조명되는 흐름 속에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라 무라야 로하'와 '왈든 7'이 비주얼 아이콘으로 소비되는 한편, 건축 이론 진영에서는 이 작업들을 포스트모더니즘의 단순한 선구자가 아닌, 공동체·정치·수학·시가 교차하는 독립적 실천으로 재평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건축 비평계에서는 타예르 모델 — 즉 다학제 집단이 공동으로 공간을 실험하는 방식 — 이 인공지능(AI) 설계 도구가 부상한 오늘날, 오히려 더 유효한 방법론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고리즘이 형태를 생성하는 시대일수록, 그 형태에 인문적·정치적 의도를 불어넣는 '공방'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피이의 꿈의 미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댓글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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