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 탈중앙화 금융의 정체성을 두고 거버넌스 내전 돌입
주요 기여 그룹 연이은 이탈 속 창립자는 '필요한 진화' 주장... V4 업그레이드 앞둔 갈림길

- •에이브가 탈중앙화 유지와 기여자 주도 모델 사이에서 격렬한 거버넌스 논쟁을 벌이고 있다.
- •주요 거버넌스 그룹 ACI와 핵심 엔지니어링팀 BGD 랩스가 전략적 이견으로 연이어 이탈했다.
- •V4 업그레이드를 앞둔 에이브의 선택이 DeFi 업계 거버넌스 모델의 선례가 될 전망이다.
디파이 거인의 정체성 논쟁
탈중앙화 금융(DeFi) 최대 대출 프로토콜 중 하나인 에이브(Aave)가 수개월째 격렬한 내부 논쟁의 중심에 서 있다. 핵심 쟁점은 단순하다. 에이브가 토큰 보유자들이 운영하는 완전한 탈중앙화 금융 레이어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주요 기여자들이 제품 개발과 수익 배분에서 더 큰 역할을 하는 구조화된 모델로 전환할 것인가.
에이브 랩스(Aave Labs) 창립자 스타니 쿨레초프(Stani Kulechov)는 관련 보도를 통해 "우리는 거의 10년간 이 일을 해왔다"며 "금융은 거대한 인프라 집합이고, 교체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수수료 배분이 촉발한 갈등
논쟁의 직접적 도화선은 2025년 12월 인터페이스 수수료 문제였다. 에이브의 프론트엔드 인터페이스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DAO(탈중앙화자율조직) 재무부로 흘러가야 하는지를 두고 토론이 벌어졌다. DAO 측은 수수료를 외부로 전용하려는 제안에 반발했고, 이는 수년간 축적되어온 인센티브와 통제권에 대한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2025년 2월, 에이브 랩스는 'Aave Will Win'이라는 제안을 내놓으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핵심 아이디어는 에이브 브랜드 제품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이 궁극적으로 DAO로 흘러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쿨레초프는 "우리는 토큰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가치가 프로토콜 레이어와 제품 레이어 양쪽에서 나온다는 점을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기여 그룹들의 연이은 이탈
그러나 이 제안은 갈등을 해소하기는커녕 심화시켰다. 2025년 3월 초, DAO의 가장 활발한 거버넌스 그룹 중 하나인 에이브 체인 이니셔티브(ACI)가 에이브 랩스와의 충돌 끝에 해산을 발표했다. ACI는 지난 수년간 거버넌스 활동의 대다수를 주도해온 조직이었기에 그 이탈은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비판론자들은 해당 제안이 독립적인 DAO 거버넌스와 주요 기여자들의 영향력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투표 과정 자체가 탈중앙화된 의사결정이 실제로 얼마나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ACI의 이탈 이전에는 에이브 V3의 핵심 엔지니어링을 담당했던 BGD 랩스(BGD Labs)도 전략적 이견을 이유로 떠났다. 이 두 사건은 탈중앙화 시스템의 고질적 모순을 드러냈다. 프로토콜은 온체인에서 거버넌스되지만, 실질적인 개발과 조율은 여전히 소수의 기여자 그룹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갈등은 어디서 시작되었나
에이브의 현재 논쟁을 이해하려면 DeFi 거버넌스의 역사적 맥락을 살펴봐야 한다. 2020년 '디파이 여름' 이후 급성장한 탈중앙화 프로토콜들은 토큰 기반 거버넌스를 통해 '코드가 법'인 순수 탈중앙화를 표방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대부분의 프로토콜에서 핵심 개발은 특정 기업이나 팀에 집중되었고, DAO 투표율은 저조했으며, 대형 토큰 보유자들의 영향력이 의사결정을 좌우했다. 2022년 테라-루나 붕괴, 2023년 FTX 파산 등을 거치며 DeFi 업계는 '진정한 탈중앙화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에 직면해왔다.
에이브는 2017년 ETHLend로 시작해 2020년 에이브로 리브랜딩하며 DeFi 대출 시장의 선두로 부상했다. 수년간 비교적 안정적인 거버넌스를 유지해왔으나, 프로토콜이 성장하고 수익 규모가 커지면서 '누가 그 가치를 가져갈 것인가'라는 문제가 본격화된 것이다.
V4 업그레이드, 기술과 거버넌스의 교차점
거버넌스 분쟁과 별개로, 에이브의 차세대 프로토콜 업그레이드인 V4가 약 2년간의 개발 끝에 출시를 앞두고 있다. 보안 테스트와 거버넌스 검토의 연장된 기간을 거쳐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다.
쿨레초프는 최근의 인력 이탈에 대해 "큰 변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이라며 에이브 역사상 유사한 전환기들이 있었음을 언급했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에이브의 거버넌스 갈등은 DeFi 업계 전체가 직면한 구조적 딜레마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완전한 탈중앙화는 의사결정의 비효율과 개발 속도 저하를 초래할 수 있고, 과도한 중앙화는 프로토콜의 존재 이유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V4 업그레이드의 성공적 출시 여부가 시장 신뢰 회복의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술적 안정성이 입증되면 거버넌스 논란은 부차적 이슈로 밀려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에이브가 채택하는 거버넌스 모델이 다른 DeFi 프로토콜들의 선례가 될 전망이다. '토큰 중심' 접근법이 성공하면 업계 전반에서 유사한 구조 전환이 가속화될 수 있고, 반대로 추가적인 기여자 이탈이나 커뮤니티 분열이 발생하면 탈중앙화 원칙을 고수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에이브의 실험은 '탈중앙화 금융은 얼마나 탈중앙화되어야 하는가'라는 업계의 오랜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변이 될 것이다.
댓글 (3)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주변에도 공유해야겠어요.
좋은 의견이십니다.
기사 잘 봤습니다. 다른 시각의 분석도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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