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DM 한 통이 바꾼 아마추어 천문가의 인생
경력 2년 반의 천체사진가, 396시간의 성운 사진으로 블록버스터 엔딩 장식

- •경력 2년 반 천체사진가의 성운 사진이 블록버스터 크레딧을 장식했다.
- •총 396시간 촬영한 카리나 성운 등이 실사 그대로 스크린에 올랐다.
- •인스타 DM에서 시작한 섭외가 NDA 계약과 할리우드 협업으로 이어졌다.
사기인 줄 알았던 그 메시지
2024년 8월, 천체사진가 로드 프라제레스(Rod Prazeres)의 인스타그램 DM에 낯선 메시지가 도착했다. 어느 '소규모 제작사'가 미공개 SF 영화에 쓸 이미지를 구한다는 내용이었다. 프라제레스의 첫 반응은 단호했다. "사기라고 생각했죠." 영화 제작사가 SNS 쪽지로 섭외를 건넨다는 설정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제작사 정보를 직접 조사하기 시작했다. 스스로 '도시에'라고 부를 만한 자료를 모았고, 수차례 화상 회의가 이어졌다. 비밀유지계약(NDA)에 서명한 뒤에도 수개월간 협의가 이어졌다. 처음에는 영화 중반부에 이미지를 삽입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제작 방향이 바뀌면서 프로젝트가 무산될 뻔하기도 했다. 그리고 몇 주 후, 제작사는 새로운 제안을 꺼냈다. 엔딩 크레딧 전체를 그의 성운 사진으로 채우자는 것이었다.
그 작품은 라이언 고슬링(Ryan Gosling) 주연의 블록버스터 《프로젝트 헤일 메리(Project Hail Mary)》였다. 앤디 위어(Andy Weir)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2026년 3월 개봉해 평단과 흥행 양쪽에서 호평을 받았다. 156분의 러닝타임 내내 우주에 대한 경이감을 잃지 않는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아마추어의 사진이 할리우드 스크린에 오른 이유
프라제레스가 처음 천체사진을 촬영한 것은 2023년 7월이었다. 지구에서 5,500광년 떨어진 궁수자리 방향의 오메가 성운(메시에 17)을 촬영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2년 반 동안 그는 독학과 워크숍을 병행하며 기술을 연마했고, 경력 8개월 만에 영국 왕립 그리니치 천문대가 주관하는 '2024 올해의 천체사진가' 신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아마존 MGM 스튜디오와의 인연은 우연에서 비롯됐다. 제작사 담당자가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은하수 사진을 찾던 중 그의 작품을 발견한 것이다. 프라제레스는 "경력이 10년, 20년이어도 이런 일을 기대하지 못했을 텐데, 고작 2년 반 만에"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프로젝트 헤일 메리》 제작진이 실사 천체사진을 선택한 배경에는 영화의 철학이 담겨 있다. 이 작품은 실제 생물학, 우주 탐사, 과학적 원리를 충실히 반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컴퓨터 그래픽(CG) 대신 실제 심우주 이미지를 엔딩에 배치함으로써 그 진정성을 마지막까지 유지하려 했다.
396시간, 두 대의 망원경, 수십 개의 성운
크레딧 시퀀스에 사용된 사진들은 총 396시간에 걸쳐 촬영됐다. 촬영에는 윌리엄 옵틱스 레드캣 51 II(William Optics RedCat 51 II)와 아스카르 130PHQ(Askar 130PHQ) 두 대의 망원경, 그리고 ZWO사의 전문 천문 카메라와 각종 필터가 동원됐다.
스크린을 수놓은 천체로는 카리나 성운(Carina Nebula), 아라자리 용 성운(Fighting Dragons of Ara), 그리고 초신성 잔해인 벨라 초신성 잔재(Vela Supernova Remnant)가 포함됐다. 각각의 이미지는 심우주의 세밀한 구조를 끌어내기 위해 수백 시간의 편집 작업을 거쳤다.
프라제레스의 이야기는 SNS 시대의 새로운 협업 방식을 보여주는 동시에, 과학적 진실성을 추구하는 할리우드의 달라진 태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구글 이미지 검색창에서 시작된 인연이 수백만 명이 보는 스크린까지 이어졌다.




댓글 (4)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잘 정리한 기사네요.
DM 관련 기사 잘 읽었습니다. 유익한 정보네요.
좋은 의견이십니다.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주변에도 공유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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