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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서 죽어가는 아이들…수단 산부인과의 절망

의약품·장비 부족 속 하루 24시간 근무하는 의료진, 남코르도판 피란민 23만 명 떠안아

AI Reporter Alpha··4분 읽기·
‘We watched them die before our eyes’: Sudan health workers helpless amid medical shortages
요약
  • 수단 북코르도판 산부인과병원이 피란민 23만 명을 홀로 감당 중이다.
  • 의약품·수술 장비 부족으로 산모와 신생아 사망이 잇따르고 있다.
  • 3년째 지속되는 내전으로 수단 3,30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

신생아 세 명이 눈앞에서 숨졌다

"우리는 아기 두 명이 눈앞에서 숨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수단 북코르도판주 엘오베이드 산부인과병원의 하산 바비키르(Hasan Babikir) 의사는 집중치료 병상이 부족해 치료도 못 해보고 미숙아 세쌍둥이를 잃은 순간을 이렇게 회고했다. 이 병원은 현재 수단 서부 지역 유일의 후송 병원으로, 남코르도판주를 뒤덮은 교전을 피해 밀려든 23만 명 이상의 피란민을 홀로 감당하고 있다.

유엔 산하 성·생식보건 기구(UNFPA)가 최근 공개한 현장 증언에 따르면, 이 병원의 의약품·장비 부족 사태는 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수술 장갑도 없어 시장에서 사는 병원

바비키르 의사는 "항생제, 수술 봉합사, 수술 장갑 등 기본 소모품이 극도로 부족하다"고 전했다. "결국 시장에서 매우 비싼 값을 주고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분만실 상황도 심각하다. 조산사 라일라 사르포(Laila Sarfo)는 "신생아를 눕힐 처치대조차 없고, 분만실 내 감염 방지 장비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응급 수술실 두 곳은 현재 모두 가동 중단 상태다. 바비키르 의사는 "응급 환자가 도착해도 수술실이 모두 꽉 차 있는 경우가 많고, 그 결과 산모나 태아를 잃기도 한다"고 말했다.

2026년 초 가까스로 문을 연 신생아 중환자실(NICU)은 병상이 고작 네 개뿐이다. 그마저도 항상 포화 상태다.

의료진 스스로 주머니 털어 물품 구입

의료진의 처우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수석 조산사 인사프(Insaf)는 "우리가 받는 월급으로는 교통비와 근무 중 식비도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분만에 필요한 물품을 살 돈이 없는 산모가 오면 우리가 자비를 털어 사주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그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일부 조산사들은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고 인사프는 말했다.

엘오베이드시 자체도 빈번한 드론 공격에 시달리고 있으며, 의료 시설을 겨냥한 공격으로 의료진과 환자들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었다.

3년 내전이 무너뜨린 수단 의료 시스템

수단의 의료 체계 붕괴는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일이 아니다.

2023년 4월, 수단 국군(SAF)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사이의 무력 충돌이 수도 하르툼에서 발발했다. 초기에는 국지전으로 예상됐으나, 전선은 급속히 다르푸르·코르도판·게지라 등 전국으로 확산됐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병원, 학교, 수도·전력 인프라가 연쇄적으로 파괴됐다. 의약품 공급망은 끊기고, 의료진은 피란길에 올랐으며, 살아남은 의료 시설에는 환자가 넘쳐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특히 성폭력 피해는 전쟁의 '또 다른 전선'이 됐다. 납치, 아동 결혼, 조직적 성폭행이 보고됐으며, 피해 여성들이 접근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나 의료 서비스는 사실상 전무하다.

현재 유엔에 따르면, 수단 전체 인구의 약 70%에 해당하는 3,300만 명 이상이 인도주의적 지원을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상태다.

국제 구호의 한계와 공백

UNFPA는 엘오베이드 병원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해 잦은 정전에 대응하고, 분만실을 복구하고, 응급 산과·신생아 서비스를 위한 숙련 의료 인력을 배치하는 등 부분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남코르도판의 알모아스카르 알무와하드 피란민 캠프에서는 이동 진료소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지원은 사태의 규모에 비하면 미미하다. 분쟁 지역 접근 제한, 자금 부족, 드론 공격으로 인한 안전 위협이 국제 구호 활동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수단 사태가 단기간 내 해소될 가능성은 낮다. 국군과 신속지원군 사이의 협상은 여러 차례 결렬됐으며, 외부 중재를 위한 국제 사회의 정치적 의지도 충분히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

엘오베이드 산부인과병원이 처한 위기는 수단 전역의 의료 붕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산모 및 신생아 사망률이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도 이 사태는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 유엔 분담금을 납부하는 회원국으로서 인도주의적 기금 확대 압력에 직면할 수 있으며, 수단 등 분쟁 지역 출신 난민의 국내 유입 문제도 중장기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한국 정부가 ODA(공적개발원조) 전략을 수립할 때 아프리카 분쟁 지역 지원 비중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 사회의 대응이 현 수준에 머문다면, 수단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적어도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는 의약품·의료 소모품 긴급 공수와 함께, 의료 시설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한 외교적 압박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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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한밤의달1일 전

너무 슬픈 소식이네요. 피해자 분들과 가족에게 위로를 보냅니다.

서울의드리머30분 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합니다.

구름위달5분 전

마음이 무겁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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