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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개발자들, 양자 위협 대응 'BIP-361' 제안…사토시 코인 포함 34% 동결 가능성

제임슨 롭 등 6인, 구형 서명 방식 5년 내 폐지·미이전 코인 영구 잠금 3단계 로드맵 공개

·6분 읽기
비트코인 개발자들, 양자 위협 대응 'BIP-361' 제안…사토시 코인 포함 34% 동결 가능성
요약
  • BIP-361은 전체 비트코인의 34%인 약 690만 BTC를 5년 내 양자 내성 주소로 이전하지 않으면 동결하는 제안이다.
  • 사토시 나카모토의 약 740억 달러 규모 보유분도 동결 대상에 포함되어 재산권 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 커뮤니티는 '사실상의 몰수'와 '양자 도난 예방'으로 양분되며, 실제 적용을 위한 사회적 합의 여부가 최대 변수다.

690만 BTC가 양자 컴퓨터의 사정권 안에 있다

비트코인(Bitcoin) 네트워크의 미래를 둘러싼 가장 심각한 기술적 도전이 공식 제안서로 모습을 드러냈다. 사이퍼펑크(Cypherpunk) 개발자 제임슨 롭(Jameson Lopp)과 5명의 공동 저자는 2026년 4월 15일 비트코인 개선 제안서 BIP-361을 공식 발표했다. '탈(脫)양자 이전 및 구형 서명 일몰(Retirement of Pre-Quantum Addresses and Legacy Satures)'이라는 제목의 이 제안은, 현재 유통 중인 전체 비트코인의 약 34%에 해당하는 약 690만 BTC를 대상으로 한다. 여기에는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의 보유분으로 추정되는 약 740억 달러 규모의 코인도 포함되어 있다.

BIP-361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공개 키(Public Key)가 블록체인 상에 노출된 구형 주소 유형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 둘째, 활성화 시점으로부터 약 5년 이내에 양자 내성(Quantum-resistant) 주소로 이전하지 않은 코인을 최종적으로 동결한다. 셋째, 이 과정을 3단계 로드맵으로 구조화하여 사용자에게 충분한 유예 기간을 부여한다.

왜 지금인가: 양자 컴퓨팅의 위협이 현실로

비트코인의 보안은 타원 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ECDSA, Elliptic Curve Digital Sature Algorithm)에 기반한다. 이 체계는 현재의 고전 컴퓨터로는 사실상 해독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가 충분한 연산 능력을 갖추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을 사용하면 ECDSA 기반 개인 키를 공개 키로부터 역산(逆算)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Google), IBM, 마이크로소프트(Microso) 등 빅테크 기업들이 양자 컴퓨팅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이 위협을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로 미룰 수 없게 됐다는 것이 BIP-361 발의의 배경이다.

무엇이 달라지나: 3단계 이전 로드맵

단계내용시한
1단계 (준비)양자 내성 서명 방식 지원 추가, 사용자 공지 시작활성화 즉시
2단계 (이전 권고)구형 주소 유형 신규 출력(Output) 생성 금지, 기존 잔액 이전 강력 권고활성화 후 ~2년
3단계 (동결)미이전 구형 주소 잔액 영구 동결, 소비 불가 처리활성화 후 ~5년

이전 버전과의 핵심 차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항목현행 비트코인 프로토콜BIP-361 적용 후변화
구형 주소(P2PK/P2PKH) 지원완전 지원단계적 폐지일몰 적용
양자 내성 주소 지원없음필수 지원신규 도입
미이전 코인 처리소유자 의사에 따라 영구 보유 가능5년 후 동결소유권 제한
사토시 보유분소유자 불명, 미이동 상태동결 대상 포함사실상 몰수 논란
영향받는 BTC 규모해당 없음약 690만 BTC (34%)대규모

탈양자 흐름은 언제부터: 역사적 맥락

양자 컴퓨팅이 암호화폐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논의는 비트코인 탄생 초기부터 존재했다. 2012년, 2016년에도 관련 커뮤니티 토론이 있었으나 "아직 수십 년은 남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전환점은 2019년 구글이 양자 우월성(Quantum Supremacy) 달성을 선언하면서 찾아왔다. 당시 구글의 시카모어(Sycamore) 프로세서가 기존 슈퍼컴퓨터로 1만 년이 걸릴 계산을 200초 만에 처리했다는 발표는 업계에 경고음을 울렸다.

2022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양자 내성 암호화 알고리즘 표준화 작업에 착수하면서, 금융 및 블록체인 산업의 대응 필요성이 더욱 구체화됐다. 이더리움(Ethereum)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도 같은 시기에 이더리움의 양자 대응 로드맵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2024년 이후 구글, IBM 등의 양자 칩 연산 능력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언제 비트코인이 깨질까"라는 질문이 "얼마나 빨리 준비할 수 있을까"로 전환됐다. BIP-361은 그 전환의 결과물이다.

합의 없이는 실행 없다: 커뮤니티 분열의 함의

BIP-361은 기술적 타당성과 별개로, 사회적 합의라는 훨씬 높은 장벽을 넘어야 한다.

반대 진영의 핵심 논거는 '재산권 침해'다. 비트코인의 철학적 토대 중 하나는 "코드가 법"이며,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코인에 손댈 수 없다는 원칙이다. 사토시 나카모토의 코인을 동결하는 행위는, 그것이 아무리 선의에서 비롯됐더라도, 비트코인의 검열 저항성(Censorship Resistance)과 불변성(Immutability)이라는 핵심 속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이 강하다. 사실상의 몰수(Confiscation)이며, 이는 비트코인과 중앙화 금융 시스템을 구별하는 근본 원칙을 허무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지지 진영은 반론을 편다. 양자 컴퓨터에 의한 도난이 현실화된다면, 그 피해는 690만 BTC가 한꺼번에 시장에 투매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아 비트코인의 가치 체계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 소극적 방치보다 능동적 예방이 낫다는 논리다.

향후 전망을 짚어보면, BIP-361이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실제 적용될 가능성은 현시점에서 높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비트코인의 소프트포크(Sofork) 또는 하드포크(Hardfork) 실행은 채굴자, 노드 운영자, 거래소, 주요 개발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압도적 동의를 필요로 한다. 재산권 침해 논란이 있는 제안에 대해 이 수준의 합의를 이루기는 극히 어렵다.

다만 BIP-361의 발의 자체가 양자 위협에 대한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공식 논의를 촉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양자 컴퓨팅의 실제 위협이 가시화되는 속도에 따라, 커뮤니티의 태도도 빠르게 바뀔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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