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테크

마이크로소프트, AI로 수어 인식 스마트홈 기기 혁신 나선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 기반 개인 비서 장치 연구, RIT와 3년 프로젝트 진행

·6분 읽기
마이크로소프트, AI로 수어 인식 스마트홈 기기 혁신 나선다
요약
  • 마이크로소프트 AI 접근성 프로그램이 2019년부터 RIT와 수어 기반 스마트홈 기기 연구를 지원 중이다.
  • 현재 시장의 모든 스마트홈 기기는 수어를 인식하지 못해 청각장애인 접근성에 공백이 존재한다.
  • 오즈의 마법사 실험으로 DHH 사용자 고유의 수어 웨이크업 명령 등 새로운 인터랙션 패턴이 발견됐다.

현재 스마트홈 기기, 수어는 '존재하지 않는 언어'

전 세계 수억 명의 청각장애인(Deaf and Hard of Hearing, DHH)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수어(S Language)는 아직까지 어떤 상용 스마트홈 기기도 인식하지 못한다. 아마존 에코(Amazon Echo), 구글 홈(Google Home), 애플 홈팟(ple HomePod) 등 시장의 모든 개인 비서 장치는 음성 명령만을 처리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의 AI 접근성 프로그램(AI for Accessibility)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2019년부터 수어 기술 연구에 투자해왔으며, 그 성과가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왜 지금 이 연구가 중요한가

스마트홈 기기는 현대 가정의 핵심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았다. 쇼핑 목록 추가, 날씨 확인, 조명 제어, 음악 재생 등 수십 가지 일상 기능이 음성 명령 하나로 처리된다. 그러나 청각장애인에게 이 편의성은 반쪽짜리다. 음성을 주 의사소통 수단으로 쓰지 않는 DHH 사용자에게 기기를 '말로' 조작하라는 요구는 본질적인 접근성 장벽이다.

마이크로소프트 AI 접근성 팀이 2019년 수어 워크숍을 개최하고 연구자들의 지원을 받은 것도 이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미국 수어(American S Language, ASL) 모국어 사용자이자 로체스터 공과대학교(Rochester Institute of Technology, RIT) 컴퓨팅·정보과학 박사 과정 학생인 에이브러햄 글래서(Abraham Glasser)는 이 워크숍을 통해 3년 연구 지원금을 수주했다. 그의 연구 지도교수는 맷 휴너파우스(Matt Huenerfauth) 교수다.

이 연구는 RIT 골리사노 컴퓨팅·정보과학 대학(Golisano College of Computing and Information s) 산하 접근성·포용성 연구센터(Center for Accessibility and Inclusion Research, CAIR)에서 수행됐다. CAIR는 영어와 미국 수어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청각장애 학생들이 다수 포함된 연구 기관으로, 컴퓨팅 접근성 연구를 전문으로 한다.

이전 연구와 무엇이 달라졌나

항목기존 연구이번 연구변화
연구 대상 사용자주로 일반(청인) 사용자DHH 사용자 중심접근성 특화
상호작용 방식음성 명령 분석수어 명령 시뮬레이션수어 인터페이스 최초 탐구
기기 활성화 연구음성 웨이크워드 중심수어 기반 웨이크업 명령 발견새로운 인터랙션 패턴 도출
데이터 수집 방식기존 음성 데이터셋 활용실험 참가자 수어 영상 수집 및 주석 작업수어 데이터 생성
출력 방식 연구음성 응답 중심화면 텍스트·ASL 아바타·영어 자막 복합멀티모달 출력 탐구

글래서 연구팀이 특히 주목한 점은 기존 연구에서 전혀 다루지 않았던 '수어 웨이크업 명령(wake-up ss)'의 존재였다. 스마트홈 기기를 작동시키기 위해 DHH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수어 동작이 있었지만, 이전 연구들은 이를 포착하지 못했다.

마법사 뒤의 과학: 오즈의 마법사 실험 설계

연구팀이 채택한 방법론은 '오즈의 마법사(Wizard-of-Oz)' 기반 화상 회의 실험이다. 이 설계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기술을 인간이 대신 수행하며 사용자 반응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미래 기술 개발에 앞서 사용자 니즈를 탐색할 때 활용된다.

실험 구조는 다음과 같다. ASL 통역사('마법사')가 화상 회의에 접속하되 화면에는 보이지 않는 상태로 대기한다. 같은 공간에는 스마트홈 기기가 놓여 있으며, 기기 화면과 출력 결과는 화상 회의 영상으로 참가자에게 보인다. 청각장애 참가자들은 연구 진행자(moderator)의 안내에 따라 기기에 수어로 명령을 내린다. 이 수어 명령은 숨어 있던 ASL 통역사가 영어 음성으로 변환해 기기에 전달한다. 참가자들은 통역사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실험 이후 주석 작업자 팀이 영상을 분석해 핵심 구간을 식별하고, 각 명령을 영어와 ASL 글로스(gloss, 수어 형태소 전사 방식)로 변환했다. 이 데이터는 향후 AI 모델 학습을 위한 기초 데이터셋으로 활용될 수 있다.

수어 AI,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이번 연구가 시사하는 바는 기기 하나의 업데이트를 넘어선다. AI 기반 수어 인식 기술이 성숙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는 양질의 수어 데이터셋 확보이고, 둘째는 실제 DHH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인터랙션 패턴 이해다. 글래서의 연구는 이 두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어는 전 세계적으로 단일 언어가 아니다. 미국 수어(ASL), 영국 수어(BSL), 한국 수어(KSL) 등 각국마다 독립적인 문법과 어휘를 갖는다. 따라서 스마트홈 기기에 수어 인식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서는 각 언어별 데이터 수집과 모델 학습이 필요하다. 현재 수어 관련 AI 데이터셋은 음성 언어 데이터셋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데이터 사막(data desert)' 상태다.

다만, 카메라 기반 수어 인식 기술은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분야의 발전과 직결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 분야에 선제 투자한 것은 해당 시장에서의 기술 선점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접근성 기술 전문가들은 수어 인식 스마트홈 기기가 단순한 편의 기능을 넘어 DHH 사용자의 디지털 포용(digital inclusion)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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