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에너지 위기로 번지다…개발도상국 직격탄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유가 100달러 돌파, 아프리카·남아시아 최빈국 연쇄 타격

-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마비되며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 •아프리카·남아시아 최빈국들은 에너지·비료·식량 수입 차질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 •유가 100달러 돌파로 각국이 연료 배급제를 도입하는 등 실물 경제 충격이 본격화됐다.
전쟁이 바꾼 에너지 지도
이스라엘-미국의 이란 폭격이 시작된 지 약 4주, 세계 에너지 시장은 이미 구조적 충격에 빠져들었다. 페르시아만의 핵심 해상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원유 수송이 끊겼고, 그 여파는 천연가스·석탄·식량·비료 공급망까지 연쇄적으로 흔들고 있다. 유엔 산하 복수의 기관 보고에 따르면, 이 충격은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의 최빈개발도상국(LDC)에 특히 가혹하게 작용하고 있다.
국제 원유 기준가인 브렌트유(Brent Crude)는 현재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있으며, 이 가격 수준은 여러 국가에서 연료 배급제 도입과 정부 대면 회의의 화상 전환이라는 이례적 조치를 불러왔다. 일부 가정과 노동자들은 가격이 치솟은 액화천연가스(LNG) 대신 석유와 석탄으로 되돌아가고 있어, 장기적인 환경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수출국도 예외 없다
역설적으로, 에너지를 수출하는 개발도상국들도 이번 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주니어 데이비스(Junior Davis) 아프리카·최빈국 특별프로그램 정책분석실장은 "LDC 가운데 순에너지 수출국은 남수단, 앙골라, 차드, 모잠비크, 라오스, 미얀마, 예멘 등 소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나머지 대다수, 즉 니제르, 잠비아, 르완다,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마다가스카르, 토고, 수단, 우간다, 네팔, 에리트레아, 베냉,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세네갈 등은 모두 순에너지 수입국이다.
앙골라의 사례는 에너지 수출국의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원유를 생산하더라도 국내 정제 시설이 없어 정제 연료를 다시 수입해야 하는 구조적 취약성이 있다. 데이비스 실장은 앙골라가 에너지 수출로 얻는 이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웃 국가인 잠비아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잠비아는 정제 연료 대부분을 중동, 특히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수입해 왔는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이 공급선이 끊겼다. 비료 사정도 마찬가지다. LDC들은 비료 생산에 필수적인 천연가스(메탄)를 원료로 하는 해외산 비료에 극도로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위기가 식량 안보 위기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호르무즈의 역사적 무게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 수출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1980~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에도 이른바 '유조선 전쟁(Tanker War)'이 벌어지며 국제 에너지 시장이 출렁인 바 있다. 2019년에는 이란이 영국 유조선을 나포하면서 해협 봉쇄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렸고, 이후 각국은 비축유 확보와 공급망 다각화에 나섰다.
그러나 최빈국들은 이 같은 '대비'를 할 여력이 없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 비축유(SPR) 제도는 선진국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의 LDC들은 사실상 구조적 공백 지대에 놓여 있다. 이번 충격은 그 공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셈이다.
앞으로의 전망 [AI 분석]
이번 위기는 중동 분쟁이 단기에 해소되더라도 최빈국의 에너지 취약성을 구조적으로 재편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UNCTAD를 중심으로 긴급 식량·비료 지원 메커니즘이 가동될 것으로 예상되며, 세계은행과 IMF의 긴급 융자 요청도 잇따를 가능성이 높다.
중장기적으로는 두 가지 방향이 교차할 가능성이 높다. 첫째, LDC의 재생에너지 전환 필요성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 수입 에너지에 의존하는 구조 자체가 근본 문제인 만큼, 태양광·풍력 등 자국 내 재생에너지 투자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둘째, 석탄·석유로의 회귀가 환경 협약의 이행 속도를 늦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생존을 위해 탄소 감축 목표를 미루는 '에너지 빈곤의 함정'이 현실화될 수 있다.
한국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 에너지의 약 70% 이상을 중동에서 수입하는 구조상, 이번 위기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정제유 가격 상승과 LNG 수급 불안은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과 난방비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아프리카·방글라데시 등 신흥 시장의 경기 위축은 수출 전선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댓글 (2)
불안한 시기에 정확한 보도가 중요합니다.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전문가 의견이 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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