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에서 피어난 인연, 32대 1 경쟁률 뚫은 청춘들의 사찰 소개팅
대한불교조계종 '나는 절로' 4년째 운영, 결혼 2커플·예비 2커플 배출하며 60% 커플 성사율 기록

- •대한불교조계종 '나는 절로' 프로그램이 선운사에서 32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 •1박 2일간 차담과 산책을 통해 스무 명 중 6커플이 탄생, 60% 성사율을 달성했다.
- •4년간 결혼 2커플, 결혼 예정 2커플을 배출하며 이색 소개팅으로 자리 잡았다.
동백나무 아래 모인 스무 명의 청춘
지난 28일 이른 아침, 전북 고창 선운사 경내에 팥죽색 법복을 입은 청춘남녀 스무 명이 모여들었다. 붉게 물들기 시작한 동백나무 사이로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사찰 소개팅 프로그램 '나는 절로'의 현장이다.
참가자들은 일주문을 넘으며 속세의 이름 대신 고창의 명물인 '장어'와 '동백'이라는 새 이름표를 받았다. 이번 프로그램의 경쟁률은 32대 1. 640여 명의 지원자 중 '인연을 만나려는 마음이 가장 간절하고 열려 있는' 이들만 선발됐다.

소욕지족 대신 사랑 쟁취를
"소욕지족, 현재에 만족하고 욕심을 내려놓으라는 가르침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오늘만큼은 욕심을 내보려 합니다."
한 남성 참가자의 비장한 자기소개에 진행을 맡은 유철주 위원이 화답했다. "우리는 불교지만, 나는절로에서만큼은 소욕지족을 권하지 않아요. 1박 2일 동안 사랑을 쟁취하세요."
따스한 햇볕과 시냇물 소리 속에서 일대일 데이트가 진행됐다. 무작위 배정이었는데도 세 번의 기회 모두 같은 상대와 마주한 커플이 등장해 "인연이다"라는 너스레가 오갔다.
정적 속 어색한 탐색전
점심 공양 후 입재식이 열렸다. 도륜스님은 "사계절 포근한 선운사는 마음을 닦고 인연을 맺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라며 참가자들을 축원했다.
정갈한 다과상을 사이에 둔 '1:1 로테이션 차담' 시간. "고양이 좋아하세요?", "퇴근 후에는 주로 뭘 하세요?" 같은 조심스러운 대화가 오갔다. 각종 연애 프로그램으로 단련된 세대지만, 정적 속에서 마주한 인연 앞에선 대화가 서툴렀다.
첫 번째 '사랑의 작대기' 결과는 냉정했다. 스무 명의 선택이 단 하나도 맞물리지 않았다. 재단 관계자들은 남성이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직접 다가가는 '정공법'으로 방식을 바꿨다.
"주저하는 사이, 연인은 멀리 도망간다"는 엄포에 용기를 낸 한 남성이 외쳤다. "정동백 나가자!" 자신감 있는 목소리가 선운사의 정적을 깨뜨렸다.

별빛 아래 다정해진 대화
유난히 별이 빛나던 밤, 선운사 경내를 산책하는 참가자들의 대화 톤이 달라졌다. "선운사 앞 카페 보셨어요? 내일 같이 가실래요?", "배드민턴 좋아하시면 같이 칠까요?" 등 구체적인 제안이 오갔다.
짧은 밤을 지새우고 맞이한 최종 선택 시간. 선운사에서는 6커플이 탄생했다. 60%의 성사율이다. 이 프로그램은 4년간 운영되며 결혼에 골인한 2커플, 결혼 예정인 2커플을 배출했다.
인연을 찾지 못한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차담 시간이 짧아 자기소개만 하다 끝났다",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한 남성 참가자는 말했다. "무료했던 삶에 '연애 세포'가 깨어난 것만으로도 큰 수확입니다. 선운사 밖에서도 더 열심히 인연을 찾아보겠습니다."

댓글 (4)
선운사에서 관련 기사 잘 읽었습니다. 유익한 정보네요.
그 부분은 저도 궁금했습니다.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잘 정리한 기사네요.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주변에도 공유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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