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룽지 전 총리 별세…향년 98세
중국 경제개혁 사령탑, WTO 가입 주도한 인물

- •주룽지 전 중국 총리는 12일 오전 11시6분 베이징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 •그는 중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전환과 WTO 가입을 주도한 '경제개혁 사령탑'으로 평가받았다.
- •총리 재임 기간에는 국유기업 구조조정, 금융 개혁, 외국인 투자 유치 등을 추진하며 경제 안정과 성장을 이끌었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국무원,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는 12일 공동 부고를 통해 주룽지 전 국무원 총리가 오전 11시6분 베이징에서 지병으로 치료를 받던 중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주 전 총리는 1928년 10월 후난성 창사에서 태어났으며 칭화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공직에 입문해 지방 및 국가 경제정책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1998년부터 2003년까지 국무원 총리를 역임하며 중국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전환 과정에서 재정·세제와 금융, 국유기업 개혁을 주도했다.
특히 총리 재임 기간에는 국유기업 구조조정과 정부기구 개혁을 추진했으며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을 총괄하면서 대외개방을 폭과 깊이 양쪽에서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중국 당국은 공식 부고에서 주 전 총리를 "걸출한 프롤레타리아 혁명가이자 정치가, 당과 국가의 탁월한 지도자"라 평가하며 "주룽지 동지의 삶은 혁명적이고 투쟁적이었으며, 영광스러운 삶이었다"고 기록했다.
주 전 총리는 중국의 경제 개혁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이끌었던 '경제개혁 사령탑'으로 평가받는 인물로, 덩샤오핑의 남순강화 정신과 제14차 전국대표대회 방침을 적극적으로 시행한 인물이다. 그는 1978년 중국공산당 제11기 3중전회를 계기로 '우파'라는 낙인이 벗겨진 후 당적과 직무를 회복했으며, 이후 국가경제위 연료동력국 처장, 종합국 부국장, 기술개조국 국장 등을 역임했다. 1987년부터 1991년까지 상하이시 당위 부서기와 시장, 당 서기를 맡으며 산업구조 조정과 대외지향형 경제 발전을 추진했고, 푸둥 개발·개방의 실질적 기반을 마련했다. 중국공산당은 주 전 총리가 상하이에서 추진한 정책이 "상하이의 한층 더 깊은 개혁·개방과 발전을 위한 견고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주 전 총리는 1991년 국무원 부총리 겸 생산판공실 주임과 당조서기로 임명되며 '경제 차르'로 통했다. 그는 1992년 중국공산당 제14기 중앙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되며 국무원의 일상적인 업무를 총괄했다. 1993년에는 중국인민은행 총재도 겸임하면서 재정·금융 질서를 바로잡고 경제 과열을 억제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국내 대규모 홍수 피해에 직면한 상황에서 당중앙의 방침에 따라 적정 수준의 긴축적 재정·통화정책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안정적인 통화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구조와 지역구조, 도시·농촌 구조를 전면적으로 조정하고 첨단기술산업과 현대 서비스업을 육성했다. 그는 또한 체불 임금 문제와 해고 노동자의 재취업 문제 해결에 매진하며 국유기업에서 해고된 노동자의 기본생활 보장제도와 실업보험, 도시 주민 최저생활보장제도를 강구했다.
주 전 총리는 1998년 3월 제9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1차 회의에서 국무원 총리에 선임되며 장쩌민을 핵심으로 하는 중국공산당 중앙의 지도 아래 재정·조세 체제 개혁을 주도했다. 세금 부담의 공평성과 세제 간소화를 핵심으로 하는 대규모 세제 개혁을 전면적으로 전개하고 분세제 재정체제를 도입했다. 그는 강한 성격과 직설적인 언행으로 유명했으며, 공무원들에게 "진실을 말하고 사람을 화나게 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외국 지도자들과의 공개석상에서는 농담을 하며 다소 무미건조했던 공산당 지도부의 이미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유창한 영어 실력과 탁월한 유머 감각으로 외국 지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중국 지도부의 관행에서 벗어나 잘못과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기도 했다. 마지막 공식석상은 2017년 10월24일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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